잘 치고, 잘 막는다.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매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후반기 두산은 지지 않는 팀이 되고 있다. 후반기 18경기에서 두산이 기록한 성적은 15승 1무 2패. 8할이 넘는 승률이다.
상승세 이유는 단순했다. 잘 치고, 잘 막았다. 우선 투수진은 선발과 불펜 모두 호투를 펼치며 균형을 이루었다. 후반기 18경기에서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은 NC(ERA. 3.71)에 2위(ERA 3.73), 팀 타율은 3할2푼2리로 1위를 달렸다. 특히 8월 치른 6경기에서는 팀 평균자책점 2.83에 팀 타율 3할5푼2리로 한층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투타 모두 1위를 기록했다.
LG와의 3연전에는 두산의 힘이 모두 담겨있었다. 4일과 6일에는 화끈한 타격이 빛났다. 두산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LG 마운드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경기였던 5일 경기에서는 팽팽한 투수전을 이겨냈다. LG의 선발 투수 헨리 소사가 압도적인 구위를 뽐내면서 타자들을 묶은 가운데, 두산 선발 투수 장원준 역시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결국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 '4번타자' 김재환이 홈런을 날리며 승리를 품었다. 이번 3연전의 승리로 두산은 7연승 뿐 아니라 2134일 만에 LG전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동시에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6승 5패로 앞서나갔다.
후반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어느정도 상승세는 예견됐다. 어깨 통증으로 전반기 4차례 등판에 그쳤던 보우덴이 복귀하면서 5선발이 완벽하게 구축됐고, 민병헌과 양의지도 부상을 털고 이제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김태형 감독 역시 "아무래도 보우덴이 돌아오고 선발이 제대로 돌아오면, 어느정도 팀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계산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최근 상승세 요인으로 김태형 감독은 투·타의 조화를 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정규시즌은 선수들이 해나가는 것"이라며 상승세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면서 "아무래도 타자들은 필요할 때 점수를 내주고 있고, 수비에서도 큰 실수를 하지 않고 있다. 또 선발 투수는 일찍 무너지지 않고, 불펜들도 필요할 때 막아주고 있다"라며 "이렇게 선수들이 서로 제 역할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 역시 최근 투·타 조화가 맞으면서 좀 더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입하고 있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4할3푼6리로 날카로운 스윙을 보여주고 있는 박건우는 "아무래도 투수들이 잘 막아주니까, 초반에는 방망이도 잘 안맞고, 투·타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방망이도 잘 맞고, 투수들도 잘 막아줘서 좋은 것 같다"라며 "좀 더 편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후반기 4경기에서 3승을 거둔 함덕주 역시 "타자들이 점수를 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1~2점을 줘도 된다는 마음으로 좀 더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김태형 감독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야구에는 사이클이 있다. 후반기에는 그 부분이 잘 맞아 들어가는 것”이라며 언제든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어서 "144경기에서는 페이스를 조절할 수는 없다. 초반부터 베스트로 붙어가야한다. 지금 NC를 잡는다고 선발 로테이션을 바꾸거나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순리대로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