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긴어게인' 비긴어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7.08.07 06: 49

'비긴어게인' 연주 환경이 완벽하지 않았지만 비틀즈를 추억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무대였다. 
6일 방송된 JTBC '비긴 어게인'에서 비긴어스 멤버들은 비틀즈가 활동했던 리버풀의 캐번클럽에서 공연했다. '캐번클럽'은 세계적 그룹 비틀즈가 무명시절 300여 차례 공연을 했던 곳으로, 비틀즈 팬들의 성지이자 음악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린다.
노홍철은 이날 카혼으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노홍철은 "하고 싶지 않았다. 일단 저는 저를 알지 않냐. 어릴 적부터 몸치·박치·음치 트라우마가 있었다. 그 부담감이 어마어마하더라"라며 도전을 주저했다.

이에 멤버들은 노홍철에게 힘을 북돋워줬고, 단체 연습과 개인 연습을 함께 하면서 계속 격려했다. 노홍철은 "너무 큰 두려움이 있었지만 내가 이들과 함께 한팀으로 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영광이다. 또 그들이 너무 이해를 잘 해주니깐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드디어 '컴 투게더'를 시작으로 비긴 어스의 캐번 클럽 공연이 시작됐다. 노홍철은 먼저 박수로 분위기를 유도했다. 긴장을 많이 했던 노홍철은 실수 없이 무대를 마쳤다. 
하지만 윤도현은 만족스럽지 않은 무대라고 평했다. "무대가 너무 어두워서 기타가 안 보여서 순식간에 목이 갔다"며 "긴장하면 목이 간다"고 전했다. 
이어 이소라가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감미롭게 소화했다. 마지막은 윤도현이 '잊을께'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불렀다. 하지만 윤도현은 "나는 하나도 안 들린다. 최악이다"며 앙코르가 터져 나오는데도 더는 못하겠다고 했다. 
점점 앙코르 요청이 커졌다. 윤도현은 결국 다시 기타를 매고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을 불렀다. 관객들은 비긴 어스의 음악에 맞춰 떼창을 불렀다. 
윤도현은 "우리가 열심히 하려고 하는 것을 예쁘게 봐주려고 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너무 좋았다. 진짜. 너무 유명한 곡이고, 존 레논의 곡을 카피해서 하는 거였지만 어쨌든 무대에 서 있는 건 우리 아니냐. 문화도 다른 사람들이 합창하는 모습이 내가 속상한 것도 있었지만, 관객들 때문에 너무 좋아서 다행히 나락으로 떨어질 만큼 속상하지는 않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소라는 "내 목소리도 잘 안 들렸고, 감으로 노래했다. 그런데 이런 안 좋은 상황 때문에 뭔가를 굉장히 많이 배우고 있다. 뭐든지 나한테 맞춰서 제일 좋은 음향팀, 제일 잘하는 세션, 정말 좋은 공연장에서 완전 몰두해서 그런 게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그냥 가볍게 노래해도 이럴 때 또 사람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것도 있다는 것. 내가 몰랐던 또 다른 노래하는 방법, 상황들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유희열도 "20살 초반에 캐번 클럽에서 공연했다면 당황하지 않고 더 잘했을 거다. 그땐 마이크에서 나가기만 해도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다. 근데 우린 이제 완벽한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최고의 제작진과 스태프,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완벽한 상황에 익숙해져 있나. 그래서 스태프들한테 진짜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를 위해 움직여주는 그 수많은 그림자에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비긴어스의 모든 공연이 끝났지만 관객들은 대기실까지 찾아와서 공연의 뜨거운 감동을 전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멤버들은 아쉬움이 남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미소로 화답하고 인증사진을 함께 찍으며 공연의 여운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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