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64일만의 연승' kt, 고춧가루 일발장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06 21: 20

6~7월 합쳐 44경기 8승36패. 여름을 최악의 분위기로 시작한 kt가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kt는 갈 길 바쁜 SK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며 64일 만에 연승을 기록했다.
kt는 6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을 6-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고영표가 7이닝 2실점 역투로 85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도 오태곤의 3안타 2타점 활약을 필두로 힘을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보탰다.
앞선 두 경기서 SK와 1승씩을 나눠가졌던 kt는 마지막 경기 승리로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64일만의 연승. 17번의 시리즈 끝에 따낸 위닝시리즈다.

kt의 위닝시리즈를 찾으려면 달력을 두 장 넘겨 6월까지 올라가야 한다. kt는 지난 6월 2일부터 4일까지 사직에서 롯데와 3연전을 가졌다. 당시 kt는 3경기 29점을 뽑아내는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그러나 그때부터 급격한 부진이 시작했다. kt는 6월 4일 롯데전을 시작으로 7연패의 늪에 빠졌다. 1승 후 다시 6연패. 또 1승 후 4연패가 찾아왔다.
28일 청주 한화전 5-4 승리 이후에는 시즌 최다인 8연패 늪에 빠졌다. 전반기 최종전인 7월 13일 수원 삼성전서 정현의 끝내기 안타로 9-8 승리를 거두며 연패 탈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4연패 후 1승, 다시 5연패가 반복됐다. 같은 기간 위닝시리즈는 물론 흔한 연승 한 번도 없었다.
6월 3일까지만 해도 kt는 시즌 24승31패, 승률 4할3푼6리를 기록 중이었다. 순위는 8위였으나 가을야구 가능권인 5위 LG와 승차가 4경기에 불과했다. 3위 두산과도 6경기. 뒤집기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7월을 마쳤을 때 성적은 96경기 30승66패. 순위는 9위를 거쳐 10위까지 떨어졌다. 5위 넥센과는 20.5경기, 9위 한화와도 9.5경기 차로 벌어졌다. 'KBO리그 사상 첫 100패'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왔다.
그러나 8월부터 달라졌다. kt는 8월의 첫날 선두 KIA를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KIA와 1승씩을 주고받고 홈으로 돌아온 첫 3연전. SK를 꺾고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것이다. 꼬박 17번의 3연전 끝에 따낸 성과다.
후반기 kt에는 확실히 끈끈함이 생겼다. kt는 이날 전까지 후반기 16경기서 4승12패, 승률 2할5푼으로 처져있었다. 그러나 희망은 있었다. kt가 후반기 당한 12패 중 5차례가 한 점차 패배였다. 2점차 패배 역시 세 번. 반대로 5점 이상으로 맥없이 경기를 내준 건 단 2번에 불과했다. 전반기 84경기서 56패를 떠안았는데 5점차 이상으로 패한 것만 27차례였던 모습과 달라진 것이다.
또한 선두 KIA와 광주 원정에서도 1승1패를 기록하는 등 패한 뒤 이 흐름을 연패로 잇지 않는 것도 긍정적이다. 김진욱 kt 감독은 최근 경기력을 두고 "비록 패하기는 해도 쉽게 지지는 않는다. 이제 상대도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하고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t의 최근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내야수 정현 역시 "남은 8월 동안 패하긴 하더라도 연패는 안 할 것 같다. 선수들 사이 끈끈한 분위기가 생겼다. 이제 상대도 우리와 손쉬운 승부를 펼치지 못하지 않나"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는 최근 kt의 끈질김이 그대로 묻어났다. 1회 1점을 빼앗겼으나 곧바로 만회했다. 3회에도 다시 한 점을 내줘 1-2에 몰렸지만 열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kt는 3회 오태곤과 정현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1사 후에는 전민수가 또다시 2루타로 역전까지 이끌었다. kt는 4회 2사 3루서 오태곤의 내야안타로 다시 한 점을 보탰다.
kt는 4-2로 앞서 7회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태곤의 솔로포와 2사 1·2루서 터진 윤석민의 1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보탰다. 6-2 리드.
그 사이 선발투수 고영표는 7이닝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 역투로 힘을 보탰다. 고영표도 85일만의 승리투수가 될 상황에서 휘파람을 불었다. 불펜진은 남은 2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값진 승리를 지켜냈다.
현실적으로 kt의 목표는 5강이 아닌 탈꼴찌에 맞춰져있다. 3년 연속 꼴찌에서 벗어나는 것도 지금의 kt에게는 여전히 힘든 과제다. 그러나 최근의 분위기라면 100패를 면하는 건 물론 9위 도전도 가능해보인다.
달라진 kt가 기분 좋은 연승으로 8월의 시작을 깔끔히 장식했다. /ing@osen.co.kr
[사진] 수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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