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마이클 초이스(28) 영입은 ‘굿 초이스’였다.
넥센은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시즌 10차전에서 4-5로 역전패했다. 2연패를 당한 넥센(54승48패1무)여전히 5위를 지키고 있다.
아쉬운 패배였다. 넥센은 연장 10회초 김민성의 솔로홈런이 터질 때만 하더라도 4-3으로 경기를 뒤집어 승리를 자신했다. 하지만 10회말 믿었던 한현희가 손아섭에게 동점 솔로홈런, 이대호와 강민호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무너지고 말았다.
위안은 초이스의 맹활약이었다. 이날 초이스는 5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한국무대 데뷔 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넥센이 1-3으로 뒤졌던 8회 투수 이정민을 상대로 한국무대 첫 홈런을 쐈다.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간 결정적 동점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초이스는 대니돈과 달리 한 방이 있는 타자였다. 초이스는 2스트라이크 1볼 상황에서 이정민이 던진 138km/h 포크볼을 퍼올려 담장 중앙을 넘겼다. 비거리 125m의 홈런이 터졌다. 초이스의 파워를 엿볼 수 있는 장타였다.
6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초이스는 "첫 홈런이라 좋다. 치는 순간 홈런임을 알았다. 동점홈런이라 더 기뻤고 특별했다. 경기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홈런이 나왔다면 지금처럼 즐기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넥센 동료들은 초이스의 첫 홈런이 터진 뒤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축하를 해줬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홈런을 친 신인선수에게 하는 세리머니였다. 초이스는 "한국이라서 미국식 세리머니를 할 거라 생각을 못했었다. 선수들이 가만히 있어서 당황했다. 나중에 알고 나서 더 즐거웠다"면서 웃었다.
한국 투수들에게 적응은 됐을까. 그는 "KBO 투수들이 오프스피드 변화구 등을 잘 던지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어차피 스트라이크는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해야 한다. 변화구 위주 투구를 하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다.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좁게 보려고 한다. 그래야 외곽에 오는 나쁜 공에 방망이가 나가지 않는다" 한국야구에 적응을 마쳤다고 자신했다.
넥센은 대니돈의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전반기에 외국타자 덕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니돈은 2017시즌 20경기서 타율 1할4푼 7안타 1홈런 2타점의 빈타를 기록했다.
초이스는 넥센에서 7경기를 치른 현재 29타수 7안타, 타율 2할4푼1리 1홈런 5타점로 대부분의 기록에서 이미 대니돈을 돌파했다. 대니돈이 워낙 못했던 탓이 크지만, 초이스가 나름 괜찮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니돈을 이미 넘었다는 평가에 그는 "하하. 대니가 몇 개를 치고 갔는지 전혀 모른다. 벌써 동률이 됐다니 기쁘다. 남은 경기에서 몇 개의 홈런을 치겠다는 목표보다는 집중하고 싶다"면서 웃었다.
장정석 감독은 “초이스가 급한 면이 있었다. 이제 첫 홈런을 치면서 여유를 찾을 것”이라며 믿음을 줬다. 롯데전 마수걸이 홈런을 때린 초이스는 넥센타선에 드디어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