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복자", "우아진"
우아진(김희선 분)과 박복자(김선아 분)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대립했다. 우아진은 자신이 박복자를 간병인으로 들였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생겼다며 책임을 지려했던 것에 반해, 박복자는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이 동경한 우아진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16회에서 우아진은 안태동(김용건 분) 일가를 발칵 뒤집어 놓은 박복자를 한 방에 제압했다. 그 어떤 협박이나 상해에도 굴하지 않았던 박복자는 가짜 치매 진단서를 들이밀며 "세상이 우습냐"고 하는 우아진 앞에서만큼은 당당해지지 못했다.
상류사회의 실체를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한 박복자는 결국 '돈'이 최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회사를 매각한 뒤 750억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품위는 가질 수 없고, "돈이 많아도 그냥 간병인 출신일 뿐"이라는 말만 들었다.
방송 말미 우아진은 박복자에게 전화를 걸어 "간병인 구해요", "이게 당신이 속죄할 기회야"라고 말했다. 이에 박복자는 예전처럼 사투리를 사용하며 조건을 제시하라고 했고, 우아진은 "마티스와 칸딘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엔딩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우아진과 박복자였다. 우아진은 스스로의 힘으로 '품위'를 얻은 인물.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아버지에 대한 아픔이 있었다. 그럼에도 우아진은 사건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할 줄 아는 능력이 탁월했고, 주위에 신임을 얻어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그렇다고 남의 것에 욕심을 내지도 않았다. 주변인들에게 친절했고, 정도를 넘어서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되 불륜녀에게는 완벽한 응징을 했다.
반면 박복자는 타인의 것을 탐했으며, 주변 모두를 적으로 만들었다. 그토록 동경했던 우아진과도 살벌하게 대립했다. 거액을 손에 넣었지만, 의미있게 쓰는 방법을 몰랐다. 복수를 할 대상도 잃어버린 지금, 박복자는 참담함으로 무너져 내리기 직전이었다. 그렇기에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엔딩 속 두 사람의 상반된 모습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었다.
우아진이 되고 싶었던 박복자. 그리고 그런 박복자에게 브레이크를 건 우아진. 두 사람은 앞으로도 살벌한 대립을 이어갈 예정. 이 덕분에 김희선과 김선아의 팽팽한 연기 대결도 계속해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parkjy@osen.co.kr
[사진] '품위있는 그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