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밀어서도 홈런을 쳐야 한다. 구자욱이라면 그럴 능력이 충분하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5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구자욱을 따로 불렀다. 김한수 감독은 좌측 외야를 가리키며 "저쪽으로 넘겨도 홈런"이라고 한 마디 던졌다. 바깥쪽 코스를 밀어쳐 좌중간 타구를 많이 생산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김한수 감독은 "올해 들어 스윙을 크게 하면서 홈런이 늘고 내야 안타가 줄어들었는데 이제는 밀어서도 홈런을 쳐야 한다. 구자욱이라면 그럴 능력이 충분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타석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표정이 일그러졌던 구자욱. 지난 1일 대구 두산전 이후 나흘 만에 멀티 히트(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를 달성하며 9-3 승리에 이바지했다.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구자욱은 0-0으로 맞선 1회 1사 3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NC 선발 제프 맨쉽과 13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아쉽게 물러났다.
두 번째 득점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구자욱은 1-2로 뒤진 3회 2사 2루서 맨쉽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를 당겨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연결시켰다. 2루 주자 김성훈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2-2 동점.
곧이어 다린 러프의 좌전 안타 때 홈까지 파고 들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맨쉽에게 두 번째 삼진을 당한 뒤 배트로 땅을 내려치며 분노를 드러냈다. 구자욱의 승부 근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
구자욱은 5-3으로 앞선 6회 2사 1,3루서 NC 세 번째 투수 강윤구에게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다. 3루 주자 이지영에 이어 1루 주자 김성훈까지 득점에 성공했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무엇보다 밀어치는 타격을 통해 좌중간 타구를 만들어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김한수 감독은 "오늘 좌중간 타구가 나온 게 고무적이었다. 앞으로도 (좌중간 타구를) 많이 생산해야 한다. 선수 본인도 잘 알고 있으니 좋은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자욱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강하다. 야구라는 게 잘할때도 있고 못할때도 있다. 항상 잘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으니 웃으면서 좀 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자욱은 "오늘은 운좋게 상대 투수들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아직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많다. 조금 더 집중하고 연구해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