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연기 잘하는 꽃중년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내공이 깊어질수록 품고 있던 마성마저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이번엔 백발의 사이비 교주 백정기로 완벽 변신한 조성하다.
조성하는 5일 첫 방송된 OCN '구해줘'에서 무지군을 장악하고 있는 구선원의 교주 백정기를 맡았다. 그는 주민들의 '영의 아버지' 영부를 자처하며 신도들을 홀리고 있는 사이비 교주다.
노숙자가 잡혀오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죄가 죽어야 영이 산다. 죽는 걸 두려워 하지 마시라. 새 하늘님이 계신 이 곳에서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됩시다"라고 홀렸다.
온화한 표정과 부드러운 말투에 모두가 넘어갔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본인 스스로가 새 하늘님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언행과 언제 어디서든 무지군 주민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은 포스까지.
사실 그는 구원의 배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물욕을 버려야 한다며 신도들의 헌금을 갈취하고 여성을 성 노리개로 삼는 파렴치한이다. 아직은 발톱을 숨기고 있지만 곧 그의 두 얼굴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터.
이날 방송 말미에선 임상미(서예지 분)가 새로운 타깃이었다. 안수기도를 받는데 백정기가 임상미의 허벅지를 의도적으로 주무르며 기도한 것. 백정기의 섬뜩한 기운을 느낀 임상미와 시청자들이었다.
조성하는 훈훈한 '꽃중년' 비주얼에 묵직한 저음 목소리 덕분에 젠틀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다. 하지만 2013년 KBS 2TV '왕가네 식구들'에서 고민중으로 주부 시청자들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엔 tvN '더 케이투'에서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장세준 역으로 선과 악을 넘나들었다. 그랬던 그가 '구해줘'에서 완벽한 악으로 거듭난 셈이다. 의뭉스러운 느낌과 백발머리가 한몫했다.
이 정도면 조성하는 송중기, 공유, 박보검 부럽지 않은 50대의 마성남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구해줘', tvN OC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