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성장통, 한화의 인내는 계속 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06 05: 55

"재영이와 범수가 쑥쑥 커줘야 하는데…".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이 투수 김재영(24)과 김범수(22)를 보며 자주 하는 말이다. 5강 진출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한화는 이제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할 시기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에서 김재영·김범수는 꾸준히 선발등판 기회를 얻고 있다. 
김재영은 지난 6월 중순부터 8경기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고, 김범수도 6월말부터 5번의 선발등판을 가졌다. 이전까지 김재영의 선발등판은 1경기에 불과했고, 김범수는 한 번도 없었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였고, 1군 선발들의 부상 및 부진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성장통이 극심하다. 김재영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59에 그치고 있다. 6월 중순 선발로 고정된 뒤 8경기에선 평균자책점이 7.86에 달한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강판된 것도 4경기에 달한다. 반면 퀄리티 스타트는 한 번밖에 없었다. 직구-포크볼의 투피치라 쉽게 공략당한다. 
김범수도 올 시즌 15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8.71로 성적이 좋지 않다. 6월말 선발 진입 이후 7경기(5선발) 등판했지만 4패만 안은 채 평균자책점 10.64로 부진하다. 5차례 선발등판 중 5이닝 이상 투구는 2경기뿐, 퀄리티 스타트는 없다. 직구 평균 구속 144km로 빠르지만 제구가 들쑥날쑥하다. 
두 선수 모두 상위 순번에 지명된 유망주들이다. 김범수가 지난 2015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고, 김재영은 지난해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부름을 받았다. 한화에 몇 없는 구속이 빠른 투수들이라 반드시 키워야 할 유망주들이다. 내년과 그 이후를 생각하면 지금의 선발 기회는 일종의 미래 투자다. 
그러나 두 투수 성장 속도가 더디다. 둘 모두 제구 문제를 안고 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항상 말하지만 투수는 역시 제구다. 제구가 어느 정도는 되어야지 타자와 승부가 된다. 제구가 안 되면 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해진다. 제구를 더 잡아야 기량이 향상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류현진 같은 선수가 자주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에게나 성장통은 있다. 단, 열매를 맺기까지 인내를 발휘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미래에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 한화가 기대했던 양훈·유원상·김혁민·안승민·유창식 등 20대 선발들은 기대만큼 성장하지를 못했다. 
한화는 다음주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가 부상에서 돌아오고, 그 후에는 배영수도 복귀 가능하다. 현재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안영명-윤규진을 더해 5선발 운용이 가능하다. 김재영과 김범수가 그 이후에도 계속 선발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김범수-김재영.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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