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딘, 후반기 ERA 1위 반전…KIA 동행야구의 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8.06 05: 55

"교체 계획 전혀 없었다". 
KIA 외국인 투수 팻딘(28)은 6월부터 전반기 마지막까지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이 기간 8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8.07 뭇매를 맞았다. KIA가 1위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팻딘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 달 넘게 이어진 부진에 반등을 기대하는 시선은 낮아졌다. 
하지만 KIA는 팻딘을 교체하지 않았다. KIA 관계자는 "계속해서 맞다 보니 팻딘이 자신감을 잃었지만 교체 계획은 전혀 없었다"고 귀띔했다. 새로운 선수가 온다고 해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뿐만 아니라 김기태 감독이 추구하는 동행야구 정신으로도 팻딘을 그냥 포기할 순 없었다. 

후반기 팻딘은 확 달라졌다. 믿음과 기다림에 응답했다. 4경기에서 21⅔이닝을 던지며 15피안타 4볼넷 2사구 25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0.83의 짠물 투구를 펼치고 있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전체 1위. 최근 3경기 연속으로 퀄리티 스타트 투구를 펼치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5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위력을 이어갔다. 7⅓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37일, 6경기 만에 시즌 6승째를 거뒀다. 최고 149km짜리 직구(64개) 중심으로 공격적인 승부를 들어갔고, 커브(14개)·체인지업(12개)·슬라이더(11개)도 적절히 썼다. 최근 3경기 모두 직구 구사 비율이 60%를 넘었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는 "팻딘이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됐다. 다른 생각하지 않고 직구 중심으로 전력 투구하고 있다. 직구가 살아나면서 변화구 약점도 상쇄됐다. 좋지 않을 때는 투구폼과 밸런스에 신경을 쓰다 보니 스스로 힘들어졌다. 지금은 단순하게, 한 타자에게 집중하면서 몰리는 공도 없어졌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팻딘은 "최대한 간단하게, 단순하게 생각한 것이 좋아진 이유다. 부진할 때는 갈수록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때와 지금 가장 큰 차이라면 역시 자신감이다. 내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에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부진할 땐 굉장히 힘들었다. 내 실력을 보여주지 못해 답답했다. 한 발짝 물러서 그동안 경기들을 돌아보니 생각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느꼈다. 휴식을 갖고 머릿속을 비운 것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팻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팻딘에 대한 신뢰, 믿음이 있어 가능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성실한 훈련 자세, 친화력으로 선수단에 녹아든 팻딘은 5월까지 주축 선발로 힘을 보탰다. 일시적 부진으로 버릴 선수가 아니었다. 로저 버나디나와 김주찬에 이어 팻딘까지, KIA의 동행야구가 여러 선수들을 살려내고 있다. 그 선수들이 이젠 KIA를 먹여살린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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