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첫방②] 귀신보다 오싹한 사이비교주, 호러물 뺨쳤다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8.06 06: 50

일찌감치 무더위가 시작됐지만 어쩐지 안방에는 호러물이 잠잠하다. 오히려 살인마, 복제인간, 사이코패스 등이 주로 등장했는데 귀신보다 무서운 건 역시 사람이었다. OCN '구해줘' 역시 이를 뒷받침했다. 
5일 베일을 벗은 OCN 새 주말 드라마 '구해줘'는 국내 최초 사이비 종교 집단을 소재로 삼았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사회고발 프로그램이나 저녁 뉴스에서나 들릴 법한 이야기인 셈. 장르물 명가 OCN이 어려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서 임상미(서예지 분) 가족은 무지군으로 이사왔지만 사기를 당해 축사에서 머물게 됐다. 이를 지켜본 구선원의 영부 백정기(조성하 분)는 축사 주인에게 임상미 가족을 데리고 오라 지시했다. 한없이 온화한 표정으로 임상미 가족을 품어주겠다는 것. 

그런데 왠지 임상미는 내키지 않았다. 쌍둥이 오빠 임상진(장유상 분)과 함께 안수기도를 받는데 백정기가 임상미의 허벅지를 의도적으로 주무르며 기도한 것. 인자한 미소 뒤에 숨겨진 의뭉스러운 속내가 기분 나쁜 임상미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구선원은 '영의 아버지' 백정기를 내세워 신도들의 헌금을 갈취하고 폭력을 일삼는 천국 아닌 지옥이었다. 집사 조완태(조재윤 분)는 "내게 강 같은 평화"라며 찬송가를 부르면서도 붙잡혀 온 노숙자를 샤워기로 가혹하게 폭행하기도 했다. 
그는 "형제님 깨끗이 씻겨드리겠다"면서도 "좋게 말하면 안 들어쳐먹지? 어따 대고 감히 더러운 새끼라고 지껄이냐. 구원 받고 깨끗해진 사람한테 자꾸 더럽네 더럽네 하면 섭하지요. 새 사람 만들려고 여기로 데려왔다"며 뜨거운 물을 틀었다. 
백정기는 귀신보다 오싹했다. 백발머리를 하고 새 하늘님을 외치며 신도들을 마음대로 구워 삶았고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새 하늘님은 형제님의 모든 죄를 다 알고 계십니다. 모든 죄를 고백하고 비워야 새 잔에 새 영이 들어간다"고 현혹했다. 
아직 그의 두 얼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는데도 시청자들은 소름끼치고 오싹함을 느꼈다. 어둠 속에서 비친 그의 미소는 분명 천사가 아닌 악마의 것이었다. 그에 맞서 임상미와 그를 지켜줄 한상환(옥택연 분) 사총사의 대립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호러물 이상의 스릴러가 안방을 찾아왔다. 귀신이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두 얼굴의 사이비 교주는 그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구해줘'가 무더위 속 안방 스릴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구해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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