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콘서트는 '티켓값이 절대 아깝지 않은 공연'으로 정평이 나있다. 끝없이 다양한 무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일부 팬들은 싸이의 콘서트를 두고 '가수보다 팬들이 먼저 지친다는 공연' '집에 좀 일찍 보내달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이번 '흠뻑쇼'에서도 싸이는 3시간 넘게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집에 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싸이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2017 흠뻑쇼 SUMMER SWAG-서울'(이하 '흠뻑쇼')을 개최했다. 이날 싸이가 꾸민 세트리스트만 보더라도 화려하다. 그는 전세계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강남스타일'을 비롯해 '낙원' '젠틀맨' 'I LUV IT' 'NEW FACE' 등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냈다. 게스트로 온 아이유도 "싸이 선배님의 히트곡들이 진짜 많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을 정도다.
특히 싸이는 듣는 이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라이브와 특유의 파워풀한 댄스퍼포먼스가 압권. 그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약 23곡을 열심히 불렀다. 뿐만 아니라 앵콜타임인데도 본공연 못지 않은 여러 무대를 선사하며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그렇다고 싸이가 자신의 곡만을 부른 것은 아니다. 싸이는 '여름이야기' '쿵따리샤바라' '와' '런투유' '잘못된 만남'으로 이어지는 댄스메들리를 선보인 것은 물론 '붉은 노을' '낭만고양이' '아파트' '말달리자' 등으로 록 메들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야말로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들을 준비한 것. 그렇다보니 관객들은 시간이 많이 흘러도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에 싸이는 "지금까지 공연들 중 귀가율이 가장 저조하다"며 기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부들의 마음이 공감된다. 4시간동안 식사를 준비했는데 15분에 먹은 느낌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약 두달간을 준비했는데 시간이 빨리 흐르니 야속하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싸이는 이번 '흠뻑쇼'를 통해 2만 5천여명의 관객들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여기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물폭탄도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이에 싸이는 무대에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관객들은 집에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저 자신들이 땀에 젖고 있는지 물에 젖고 있는지 모른 채 '흠뻑쇼' 안에서 맘껏 뛰놀고 즐긴 것이다.
모두를 '흠뻑' 빠지게 만든 싸이의 '흠뻑쇼'. 비록 집에는 축축히 젖은 옷을 입고 돌아가야하지만 관객들의 무더위와 스트레스들은 멀리 날려보낼 수 있다. 다만 귀가시간은 예측 불가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