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화가 고전하고 이유 중 하나가 외인 투수 농사 실패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 알렉시 오간도(34)를 거액에 영입했지만 부상의 덫에 걸렸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 소용없다.
비야누에바는 팔꿈치 염증, 손가락 인패 파열로 3번이나 엔트리에 빠졌고, 오간도는 복사근 손상으로 두 달째 장기 결장 중이다. 비야누에바(76이닝)·오간도(69이닝)의 도합 145이닝은 KIA 헥터 노에시 혼자 던진 140⅔이닝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이다.
부상이 아쉽지만 두 선수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비야누에바는 4일 대전 KIA전에서 6이닝 8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3승(6패)째를 거뒀다. 지난 6월17일 수원 kt전 일후 48일 만에 거둔 승리. 5이닝 5실점의 헥터에 판정승을 거뒀다.
비야누에바는 올 시즌 13경기에서 9차례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전 LG전 3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바람에 평균자책점이 조금 올랐지만 3.67로 준수한 편. 9이닝당 득점 지원 3.79점으로 3승에 그치고 있지만 불평불만을 조금도 나타내지 않는다.
복사근 손상으로 56일째 장기 결장 중인 오간도도 1군 복귀를 위한 마지막 준비 단계를 마쳤다. 4일 청주에서 열린 SK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 3⅔이닝 동안 47개 공을 던지며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 150km로 특유의 강속구에 문제 없음을 알렸다.
이상군 한화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 전 "오간도가 불펜 피칭을 두 번 소화했다. 2군 경기에도 이상이 없으면 선수 본인과 이야기를 나눈 뒤 1군에서 등판 날짜를 잡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오간도는 부상 전까지 12경기에서 69이닝을 소화하며 5승4패 평균자책점 3.26 탈삼진 53개로 안정감있는 투구를 했다.
KIA전에서 3승째를 거둔 비야누에바는 오간도의 실전 복귀 소식을 듣곤 "우리 에이스 피처가 돌아와 정말 기쁘다"며 "최근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각자 맡은 임무에 충실한다면 앞으로 문제없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한화 관계자도 "부상이 아쉽지만 두 선수 모두 자기관리와 모범적인 자세로 팀 내 선수들에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기상 많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래도 '유종의 미'를 위해 스퍼트를 시작한 비야누에바와 오간도다. /waw@osen.co.kr
[사진] 비야누에바-오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