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6연승에 실패했지만, 이정후(19)의 능력은 단연 빛을 발했다.
넥센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개최된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 시즌 9차전에서 8-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5위 넥센(54승47패1무)은 6연승이 좌절됐다.
장정석 감독은 변함없이 중견수 겸 톱타자로 이정후를 선발로 냈다. 전날 이정후는 상대투수의 폭투에 홈까지 과감하게 파고들어 넥센 연승의 주역이 됐다. 장 감독은 “이정후의 타고난 센스였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도루욕심은 내지 말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도 도루의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올해는 일단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것이 먼저”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롯데전 이정후는 톱타자의 역할을 200% 완수했다. 첫 타석부터 볼넷으로 출루한 이정후는 채태인의 적시타에 서건창과 함께 홈을 밟았다. 이정후는 2회 첫 안타를 신고했다. 4회 이정후는 다시 볼넷으로 출루했고, 서건창의 투런포에 득점했다.
6회 이정후는 볼넷을 추가했다. 한 경기 3개의 볼넷으로 자신의 최다기록과 동률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8회 이정후는 2루타를 추가했다. 5번의 타석에서 2안타 3볼넷으로 100% 출루하는 순간이었다. 한 경기 5출루 역시 이정후 자신의 최다기록이었다.
심지어 수비도 좋았다. 이정후는 2회말 김사훈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냈다. 안타라고 확신했던 김사훈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정후의 정확한 타구판단과 빠른 발이 만들어낸 호수비였다.
어느새 이정후의 타율은 3할4푼1리까지 치솟았다. 선배 서건창(0.345)에 이은 리그 8위 기록이다. 그의 출루율은 4할2푼1리로 리그 7위이자 팀내 선두다. 이정후는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공수주에서 완벽하게 톱타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넥센이 아쉽게 6연승 달성에 실패하고도 웃을 수 있는 이유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