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수상한가수’, 처음부터 끝까지 슬픈 음악예능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8.05 06: 49

 tvN 음악예능프로그램 ‘수상한 가수’는 ‘복면가왕’과 닮아있다. 가장 닮아있는 것은 두 프로그램이 주는 정서다. 추억을 담고 있는 이들이 등장한다는 반가움과 숨은 이들의 사연을 통해 감동을 끌어낸다는 점에서 똑 닮아있다.
지난 4일 오후 방송된 ‘수상한 가수’에서는 비빔밥이 사비를 꺾고, 닭발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사비의 정체는 데뷔 11년 차 가수 미스에스 강민희였다. 강민희는 중학생 시절부터 가이드 보컬로 활약하면서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강민희의 등장은 그를 아는 이들에게는 반가움일 수밖에 없다. 반가움을 넘어서 11년간 간절하게 가수로서 성공하기 위해 애썼다는 사연이 더해지면서 속풀이 무대에서 강민희가 부른 ‘거위의 꿈’은 노래가 아닌 울음으로 보였다.

강민희뿐만 아니라 이브로 등장했던 후니아 역시도 무명의 설움을 겪고 있다. 패널로 등장한 뉴이스트 JR 역시도 오랜 무명시절을 겪다가 ‘프듀2’로 빵 뜨면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수상한 가수’를 빛내주는 복제 가수 역시도 사연이 있다. 직장을 독립해 절박해진 프리랜서 김정근이나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배우 오승은의 처지 역시 수상한 가수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오승은은 자신이 연기한 강민희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눈물 보였다.
‘수상한 가수’에는 모든 것이 넘쳐흐른다. 특히 과한 것은 감정이다. 복제 가수가 수상한 가수를 연기하는 것부터 짠한 감정이 시작되고 패배한 수상한 가수가 속풀이 송을 부르는 장면 역시도 슬프다. 시작부터 끝까지 예능프로그램 ‘수상한 가수’를 지배하는 정서는 슬픔의 강요다.
실력은 있지만 주목받지 못한 이들을 위한 음악 예능이 ‘수상한 가수’다. 태생이 무명 가수들을 위한 것이니만큼 재미를 위해서는 그들의 사연보다는 음악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pps2014@osen.co.kr
[사진] '수상한 가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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