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두산 베어스의 함덕주(22)가 이제 완벽하게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후반기 함덕주는 두산 투수진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달리고 있다. 후반기 3경기에서 함덕주가 거둔 성적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31. 전반기 올린 3승은 이미 따라잡았다.
지난해 2013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4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함덕주는 입단 이후 구원투수로 나서다 올 시즌부터 선발 투수로 옷을 갈아입었다.
4월 5차례 등판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지만, 이후 기복있는 피칭을 펼쳤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선발 자질이 충분하다"며 함덕주에게 힘을 실어줬다.
올스타전 휴식기가 다가오면서 함덕주는 구원투수로 나섰다. 함덕주는 7월초 구원으로 나선 5경기에서 6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구원투수가 어울리는 듯 했지만, 김태형 감독의 선택은 선발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막바지와 올해 구원투수로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구원 투수로 돌릴까도 생각했다"고 이야기하면서도 "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함)덕주가 선발로 성장해야 한다"며 확고한 뜻을 전했다.
역설적이게도 함덕주는 구원 투수 등판으로 오히려 선발 투수로 더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함덕주는 "중간에서 나서면서 좋은 성적이 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타격이 좋은 넥센을 상대로도 무실점을 하면서 공에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이야기했다.
한용덕 수석코치 역시 후반기 함덕주가 달라진 부분에 대해서 "마인드"라고 답했다. 한용덕 코치는 "(함)덕주는 원래 공 자체만 두고 보면, 우리팀 다른 투수들과 비교를 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투수다. 다만 그동안 자신의 볼에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라며 "전반기 막바지 불펜으로 나서면서 확실히 자신의 공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고 함덕주의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서 한 코치는 "자신있게 공을 던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공은 미세하지만 공 끝에 힘이 생기는 등 타자들이 느끼는 것은 확연하게 다르다"고 덧붙였다.
두산의 불붙은 타선 역시 함덕주가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하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함덕주는 "아무래도 1~2점을 주더라도 타선에서 그만큼 만회해주고 있어서 좀 더 공격적이고 자신있게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후반기 순항을 이어가는 만큼, 함덕주는 "10승을 올리면 좋겠다"고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동시에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도 보였다. 함덕주는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선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며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는 11월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돔에서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이 열린다. 참가 자격이 24세 이하(2017 대회 기준 1993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하의 선수로 제한되는 만큼, 함덕주 역시 후보군이다. 또한 불펜에서도 짧게 던질 수 있는 능력도 검증을 마친 만큼, 대표팀으로서는 매력적인 카드다.
여러 목표를 이야기했지만, 함덕주가 정한 당장의 목표는 '6이닝'이다. 선발 첫 등판 당시 함덕주의 목표는 "5이닝만 막자"였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선발로 던지는 방법을 몸에 익히면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함덕주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싶다. 승리도 좋지만, 이제 조금씩 더 길게 이닝을 막으며 제대로 선발 투수 역할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