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불운의 로치, 107일째 무승+개인 11연패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04 21: 54

이번에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107일째 무승. 오히려 개인 11연패에 빠졌다. kt 외국인 투수 돈 로치(28) 이야기다.
로치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전에 선발등판, 6⅓이닝 9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kt가 5-6으로 패하며 로치는 패전투수가 됐다.
로치의 마지막 승리는 4월 19일 수원 KIA전. 당시 로치는 7이닝 1실점 쾌투로 시즌 2승(무패) 째를 따냈다. 그러나 이후 이날 전까지 106일 동안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하며 10패만을 기록했다. 로치는 이날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하며 개인 11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로치에게는 두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로치는 첫 6경기서 36이닝을 소화하며 2승2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했다. 깔끔한 모습으로 kt 외인 투수 잔혹사를 깨는 듯했다.
하지만 로치는 갑자기 무너졌다. 로치는 5월 6일 대전 한화전서 6⅓이닝 13피안타(3피홈런) 5실점(4자책)으로 고전했다. 로치의 한 경기 3자책 초과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때부터 9경기서 48⅔이닝을 소화하며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 8.14. 시즌 초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 사이 팔꿈치 통증으로 두 차례나 1군에서 말소됐다.
최근 로치는 길었던 부진에서 탈출하는 모양새였다. 로치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7월 13일 수원 삼성전서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쾌투했다. 로치는 그때부터 3경기서 17⅓이닝을 소화하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56을 기록했다.
김진욱 kt 감독이 꼽은 로치의 슬럼프 원인은 실책이었다. 김 감독은 "로치가 등판하는 경기에 유독 야수들의 실책이 잦다. 감독으로서 미안하다. 문제는 그 실책이 곧장 실점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라고 그를 두둔했다. 실제로 로치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kt 내야진은 12실책을 기록했다. 실책으로 인한 출루허용도 8번으로 리그 2위였다. 비자책 실점 역시 12점으로 우규민(삼성·14점) 다음으로 많았다.
특히 심우준이 로치 등판시 3실책으로 유독 고전했다. 이날도 심우준의 실책이 변수였다. 2-2로 맞선 4회 1사 후 박정권의 몸 맞는 공으로 주자 1루, 로치는 김성현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숏바운드 처리하려던 3루수 심우준이 타구를 옆으로 흘리며 주자 두 명 모두 세이프. 1루주자 박정권과 타자주자 김성현 모두 걸음이 빠르지 않은 탓에 병살타도 가능했다. 만일 병살타가 안됐어도 2사 1루서 한결 편한 투구가 가능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로치는 실책 이후 실점을 억제하지 못했다. 로치는 이후 이성우와 노수광에게 연달아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로치는 6회까지 92구를 던졌다. 김진욱 감독은 4-4로 맞선 7회에도 로치를 마운드에 올렸다. 로치는 7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2피안타. kt 벤치는 뒤늦게 로치를 내리고 심재민을 투입했다. 로치의 107일째 무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심재민은 한동민에게 초구부터 2타점 3루타를 맞았다. 고스란히 로치의 자책점. 결국 kt는 이때 빼앗긴 균형을 되찾지 못했고 로치는 11연패를 당했다.
로치의 불운이 이어지며 kt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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