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무비]"잊지마, 그 날"..역대 5.18 다룬 영화들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8.04 10: 30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 3일째 150만 관객(영진위)을 돌파하며 흥행 선전 중이다. 영화는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대한민국만이 가진 아픔의 역사를 담담한 어조로 풀어내 관객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사실 이 비극을 소재로 한 영화가 처음은 아니다. '그 날의 아픔'을 다루는 작품들은 꾸준히 등장해오며 현재의 관객들에게 간접 체험을 제공했던 바다. 각기 다른 톤으로 그 날의 비극을 스크린에 재현했던 작품들, 다음과 같다.
# '꽃잎'(장선우 감독, 이정현·문성근 주연, 1996)
광주민주화항쟁을 본격적으로 그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영화. 무더웠던 80년 5월, 죽어가는 엄마를 뿌리친 채 도시를 빠져나왔던 소녀의 슬픔과 한이 망령처럼 살아있는 사람들에 떠돈다. 배우 이정현의 데뷔작, 장선우 감독의 인생작 중 한 편.
# '화려한 휴가'(김지훈 감독, 김상경·안성기·이요원 주연, 2007)
1980년 5월 전국으로 내려진 비상계엄 전국확대 조치와 이로 인해 투입된 공수부대의 잔혹한 진압으로 죽어간 무고한 광주 시민들을 주인공으로, 5·18을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제작됐다. 소소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가 어느 날 갑자기 지옥을 맞딱뜨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무고한 시민들이 총, 칼로 무장한 시위대 진압군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는 가운데 결성된 시민군은 결말을 알 수 없는 열흘 간의 사투를 시작한다. '화려한 휴가'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의 비공식적인 작전명이라고 알려져 있다.
#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정윤철 감독, 황정민·전지현 주연 2008)
유일한 작가 단편소설 '슈퍼맨이 된 사나이'를 원작으로 한 작품. 자신을 슈퍼맨이라고 믿는 한 사나이가 과연 왜 슈퍼맨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광주가 있다. 영화는 후반부에 가서 정말로 이 작품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펼쳐보이는데, 슈퍼맨의 초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악당들이 머릿속에 박아놓았다는, 총알처럼 생긴 이물질 크립토라이트는 주인공이 80년 광주에서 얻은 상처라는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이에 속물적인 다큐멘터리 PD의 마음도 서서히 허물어진다.  
# '박하사탕'(이창동 감독, 설경구·문소리 주연 1999)
'박하사탕' 같은 경우는 이례적으로 피해자의 입장이 아닌, 국가시스템에 희생당한 가해자의 시선으로 5·18의 비극을 조명했던 바다. 거꾸로 흘러가는 한 인물의 삶을 통해 우리의 지난 1980년대의 삭막함과 공포스러움을 보여준다. 한국현대사의 비극과 맞물린 개인의 불행-광주 민주항쟁에서의 오발사고는 한 인간을 잠식해간다.  
# '26년'(조근현 감독, 진구·임슬옹·한혜진 주연, 2012)
'26년'은 강풀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 원작 자체가 갖고 있는 소재의 힘이 영화를 받쳐주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액션 복수극.
#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송강호·유해진·류준열 주연, 2017)
'택시운전사'는 이들 작품들과는 또 다시 궤를 달리하는 작품.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려냈다. 주인공은 당시 상황과 어느 정도 거리두기가 가능한 관찰자인데, 이 점이 관객에게 어필하는 '택시운전사'만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nyc@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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