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는 아니었지만 최선의 결말이었다. '7일의 왕비'가 연우진과 박민영의 애절한 엔딩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2일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가 약 4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역사적인 사실을 토대로 한 이야기인 만큼 꽉 닫힌 해피엔딩을 그리지는 못했지만, 극중의 이역(연우진 분)과 신채경(박민영 분), 그리고 이융(이동건 분)이 완성할 수 있는 최선의 결말이 큰 감동을 안겼다.
이날 이역은 이융의 도주를 도왔다는 혐의로 처형대에 오른 신채경을 가까스로 구하고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신채경은 이역을 위해 이혼을 결심했다. 다시 유배지로 돌아간 이융은 쇠약해진 몸으로 이역에게 용서를 빈 채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 뒤로도 이역은 신채경의 중전 복권을 위해 애썼지만, 신채경은 "전하께 이미 소생인 원자 아기씨가 계시온데, 제가 다시 입궐하여 중전이 되면 장차 제가 낳은 아이는 왕권 다툼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형님과 전하의 일을 떠올려 보십시오. 이 세상에 두 분 형제와 같은 비극적인 일이 또 생기길 원치 않으실 것이옵니다"라며 이를 거절했다.
결국 서로를 그리워만하던 두 사람은 38년이 지난 후에야 마주할 수 있었다. 어느덧 노인이 된 이역은 숨을 거두기 전 신채경을 궁으로 불러들였고, 그러한 이역과 만난 신채경은 "이제 제가 서방님의 곁에 있겠사옵니다. 허니 이제 집에서 편히 쉬시옵소서"라며 "연모합니다. 은애합니다. 사랑합니다, 서방님"이라며 그의 마음에 화답했다.
이처럼 '7일의 왕비'는 역사를 토대로 하되, 드라마로서 허구를 적절히 더한 엔딩으로 아련함을 더하며 로맨스 사극 드라마라는 장르의 장점을 잘 살렸다.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한 채 열연을 펼친 박민영, 연우진, 이동건을 비롯한 배우들의 활약도 종영까지 무사히 달려올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그간 풋풋한 로맨스를 그린 퓨전 사극이 주가 됐던 사극 장르에서 중종과 신단경왕후, 연산군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하며 차별화를 택한 '7일의 왕비'의 모험도 칭찬하는 바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7일의 왕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