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승 합작' 헥터·양현종, '동반 20승' 가능할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04 05: 45

헥터-양현종, 나란히 22승 달성 페이스 
'동반 20승'은 1985년 김일융-김시진 유일 
독주 채비에 들어간 KIA에 또 한 가지 경사가 생겼다. '원투펀치' 헥터 노에시(30)와 양현종(29)이 나란히 15승 고지에 올랐다. 이제 이들의 시선은 KBO리그 역대 2호 '동반 20승'에 맞춰져있다.

양현종은 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선발등판,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KIA는 타선의 넉넉한 지원이 더해져 9-3 완승을 거뒀다. 양현종은 시즌 21번째 등판 만에 15승(3패)째를 따냈다.
이로써 양현종은 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또 한 명의 15승 투수는 팀 동료 헥터. 헥터는 올 시즌 20경기에 등판해 135⅔이닝을 소화하며 15승1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9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 쾌투로 15승 고지에 선착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단일 시즌 두 명 이상의 투수가 15승을 기록한 건 5번째다. 하지만 헥터와 양현종 이전 사례를 찾으려면 21년을 거슬러야 한다. 1996년 조계현과 이대진 듀오가 나란히 16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타이거즈 투수들은 단 한 차례도 동반 15승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 자연히 동반 15승은 KIA 창단 이후는 처음 있는 대기록이다.
여기서 멈출 이들이 아니다. 이들은 나란히 20승 고지를 노려볼 만하다. 99경기를 치른 KIA에게는 45경기가 남아있다. 단순히 계산해도 헥터와 양현종에게는 최소 9차례 정도의 등판 기회가 더 주어질 전망이다. 남은 9번의 경기에서 헥터와 양현종이 5승씩을 챙기면 되는 셈. 마냥 어려워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페이스대로면 이들은 나란히 22승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거기에 잔여 일정 특성을 감안하면 그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모든 기록이 그렇지만 특히 승리는 투수 혼자서 챙길 수 없다. 야수들의 공수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양현종과 헥터의 대기록이 가능해보인다. KIA는 올 시즌 99경기서 팀 타율 3할6리를 기록 중이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2015년 삼성(.302)을 제치고 KBO리그 37년 역사상 가장 높은 팀 타율을 기록하게 된다. 바꿔 말하면, 역대급 강타선이 헥터와 양현종을 돕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KIA 타선은 이들이 마운드에 있을 때 맹폭을 퍼붓고 있다. KIA 타자들은 양현종이 등판한 21경기서는 8.82점, 헥터가 등판한 경기서는 8.36점을 지원해줬다. 이들은 나란히 리그 득점 지원 1~2위에 올라있다. 또한 불펜이 승리를 날린 적도 각각 한 차례뿐이다. 여러 모로 승수 쌓기에 편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다.
거기에 둘 사이 '선의의 경쟁'도 볼만하다. 헥터와 양현종 다음 다승 3위는 메릴 켈리(SK·12승)다. 그 뒤를 더스틴 니퍼트(두산·11승)와 에릭 해커(NC·10승)가 따르고 있다. 뒤집기가 불가능한 격차는 아니지만 개인은 물론 최근 팀 분위기까지 따졌을 때 양현종과 헥터의 힘이 조금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이들이 다승왕을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면 동반 20승은 더욱 가까워질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KBO리그 36년 역사에서 단일 시즌 20승 고지에 올라선 투수는 총 17명. 이들 중 단일 시즌, 단일 팀 소속으로 대기록을 작성한 건 1985년 김일융과 김시진(당시 삼성)이 유일하다. 만일 헥터와 양현종이 나란히 20승 반열에 오른다면, KBO리그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 나오는 셈이다.
역대급 타선을 지켜보고 있는 KIA 팬들이 또 하나의 진기록을 마주할 수 있을까. 전망은 밝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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