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경기 초반 승부수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모험수였지만 대성공이었다.
3일 마산 한화전. NC는 2회초 2점을 먼저 내줬지만 2회말 곧장 찬스를 만들었다. 모창민의 우전 안타, 박석민의 몸에 맞는 볼에 이어 권희동의 희생번트로 연결한 1사 2·3루 찬스. 손시헌이 3루 땅볼로 물러나 투아웃이 된 순간 NC 벤치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9번 포수 박광열 타석이었지만 김경문 감독 대신 팀을 이끌고 있는 김평호 수석코치가 나와 대타 교체를 알렸다. 김평호 수석코치는 첫 타석에 들어서지 못한 박광열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한 뒤 대타 이호준 카드를 뽑아들었다. NC 최고의 대타요원이 2회부터 투입된 것이다.
만약 실패로 돌아가면 포수 교체, 경기 후반 대타 소모로 부담이 따르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평소 승부를 걸 때 과감하게 승부를 거는 김경문 감독처럼 김평호 수석코치도 망설임 없이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모험수는 대적중.
한화 선발 김재영은 이호준 상대로 던진 초구 직구, 2구 포크볼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투볼 노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한 이호준은 3구째 138km 직구에 노림수를 갖고 배트를 돌렸다. 바깥쪽 공을 밀어쳤고, 1~2루 사이를 완벽하게 갈랐다. 2~3루 주자 모두 홈에 들어오며 2-2 동점이 됐다.
여기서 경기 흐름이 순식간에 NC 쪽으로 넘어왔다. 대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이호준은 대주자 윤병호로 교체됐다. 계속된 공격에서 NC는 박민우의 좌전 안타, 윤병호의 2루 도루로 한화 배터리를 흔들었다. 이어 김성욱의 좌중간 적시타, 나성범의 중전 적시타, 재비어 스크럭스의 중전 적시타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이호준의 대타 동점타를 시작으로 5연속 안타가 폭발한 NC는 한화 선발 김재영을 2회가 끝나기 전에 끌어내렸다. 2회 투아웃까지 잡아놓고 5실점한 김재영은 1⅔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2회 5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꾼 NC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NC는 이날 경기 전까지 대타 타율이 2할8푼9리로 10개팀 중 가장 높은 팀이었다. 최고참 이호준은 이날까지 대타로 11타수 4안타로 타율 3할6푼4리에 9타점을 올렸다. 대타 타점은 넥센 이택근과 함께 리그 최다 기록. 큰 형님의 건재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