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오전 10시는 한밤중이다. 전날 밤 경기를 치르고 나면 새벽에 잠들기 일쑤. 아침 10시부터 훈련을 한다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한화에는 매일 아침 10시가 되면 웨이트 트레이닝장에 출근 도장을 찍는 이가 있다. 바로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8)가 그 주인공이다. 김태균은 "밤 경기를 하고 아침부터 훈련하는 게 쉽지 않다. 나름대로 훈련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로사리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로사리오는 꾸준하게 잘한다. 부상도 없고,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원정경기에선 오전 10시쯤 호텔에 가보면 항상 로사리오가 트레이너와 함께 웨이트, 러닝 훈련을 한다. 넓은 공간에선 방망이를 들고 스윙 연습도 한다. 그 다음에는 사우나를 하고 난 뒤 휴식을 취한다"며 "로사리오의 모범적인 모습이 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젊은 선수들이 로사리오처럼 오전 웨이트를 하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로사리오는 "도미나카공화국에서 처음 야구를 배울 때부터 이렇게 해왔다. 그때가 14살이었는데 야구를 가르쳐준 스승이 '항상 경기 전에 몸을 단련시켜야 한다. 오후에 날이 더워지면 체력이 달린다. 미리 웨이트와 러닝을 하면 체력 보완이 된다'고 했다. 그 뒤로는 늘 지금처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은 쉬워도 몸이 지치는 시즌 중 하루도 빼먹지 않고 루틴을 유지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래도 로사리오는 훈련의 힘을 믿는다. 로사리오는 "오전 웨이트 훈련이 부상 방지나 체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에는 더욱 그렇다. 경기력을 유지하고 향상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시간이다"고 말했다.
오전 훈련의 힘 덕분인지 로사리오는 2년차가 된 올 시즌 내내 큰 부상과 기복 없이 꾸준하게 활약 중이다. 올 시즌 87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 111안타 27홈런 81타점 76득점 장타율 6할2푼9리 OPS 1.024. 10개팀 전체 외국인 타자를 통틀어 최고 타율·홈런·타점·장타율·OPS를 기록하고 있다. 최고 외인 타자라 할 만하다.
로사리오는 2일 마산 NC전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한화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그는 "연습 때도 최선을 다하고 있고, 실전에서도 매 순간마다 집중한다. 모든 선수들이 지금 우리 팀이 어려운 상황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모두가 합심해서 매 경기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올 시즌 외인 투수들의 부상 장기화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 와중에도 흔들림 없이 제 몫을 하고 있는 외인 타자 로사리오가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