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오재일이 생각하는 '두산이 강한 이유'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03 06: 56

오재일(31·두산)이 살아나자 팀도 반등하고 있다. 정작 그는 팀 반등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오재일이 생각하는 '두산이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재일은 5월까지 41경기서 타율 2할6리, 4홈런, 21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6월부터 귀신같이 살아났다. 오재일은 6월 이후 45경기서 타율 3할4푼6리, 9홈런, 31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모습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오재일은 "타격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떨어지는 시점이 있다. 그게 시즌 초반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때 잘하려는 마음이 너무 앞서며 슬럼프가 길어졌다"라고 진단했다.
흔들리던 오재일을 잡아준 건 김태형 두산 감독의 조언이었다. 김 감독은 오재일에게 줄곧 기회를 줬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일을 따로 불러 "편하게, 자신 있게 임해라. 상대 투수에 따라 대처하려 들지 말고 먼저 공격해라"라며 기를 살렸다. 오재일은 "감독님의 말씀과 기회가 결국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며 공을 돌렸다.

지난해 성공적인 풀타임 첫 시즌을 마친 오재일. 올 초 그는 단 하나의 목표를 내걸었다. 바로 '지난해보다 한 경기라도 더 많이 뛰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했을 때 홈런과 타점, 타율 등 개인 기록은 따라올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지난 시즌 105경기에 나섰던 오재일은 올해 8월 2일 기준으로 86경기에 출장했다. 두산은 4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만일 남은 경기에 모두 뛴다면 오재일은 지난해 출장 기록을 훌쩍 넘게 되는 셈이다. 오재일은 "지난해 3할 타율-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다치지 않고 남은 경기를 소화한다면 뛰어 넘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오재일과 인터뷰는 라커룸 앞에서 진행됐다.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돌아가던 박건우가 인터뷰 중인 오재일을 발견하고 잠시 멈춰 섰다. 박건우는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의 말에 "완전히 타신(타격의 신)이다"라며 너스레를 떤 뒤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폭소를 터뜨린 오재일은 "자기가 더 잘 치면서…"라고 나지막이 읊조렸다.
오재일이 느끼는 두산의 강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오재일은 "개인적으로 따지면 매 타석마다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신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 누구 한 명이 못 쳐도 그 다음 타자가 해결한다. 그게 두산의 장점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그게 팀 분위기 아닐까. 선수들 한두 명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 경기에 나서는 9명은 물론 벤치에 있는 선수들까지 언제든 해결할 능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두산은 6월말 민병헌과 양의지가 동시에 손가락 부상으로 낙마했다. 두 선수 모두 최소 한 달은 결장할 거라는 진단. 두산에게 악재가 다가오는 듯했다. 하지만 두산은 7월 20경기 14승5패1무, 승률 7할3푼7리를 기록했다. 월간 승률 1위의 질주였다. 오재일이 말한 것처럼 '누구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 팀'이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여기에 민병헌과 양의지가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왔다. 이제 '완전체'가 된 두산이다. 96경기 53승41패, 승률 5할6푼4리로 리그 3위에 올라있는 두산이지만 팀 구성원 모두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선두 KIA와 8.5경기 차. 따라붙을 수 있다는 각오다. 오재일은 "솔직히 지금 순위에 만족 못한다. 지난 2년간 워낙 잘하지 않았나"라고 운을 뗀 뒤 "올해라고 그 모습에서 달라진 건 없다.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만일 그렇게 오재일의 바람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가을야구가 남아있다. 오재일은 가을만 다가오면 유달리 고개를 숙였다. 포스트시즌 통산 34경기에 나서 타율 1할8리(65타수 7안타), 1홈런, 7타점, 7득점. 정규시즌 모습과 딴판으로 변했다. 오재일은 "가을야구라고 특별히 긴장되는 건 없다. 나도 왜 그렇게 못 쳤는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오재일은 '평소처럼'을 강조했다. 그는 "더 잘 치려고 하면 오히려 짓눌릴 수 있다. 시즌 때처럼 준비하겠다"라며 "올해는 잘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두산부심'으로 똘똘 뭉친 오재일. 그가 생각하는 두산이 강한 이유는 '원 팀(One Team)'이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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