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세모방’부터 ‘오빠생각’까지 예능 프로그램 전면을 리뉴얼 및 시간대 이동을 하는 실험을 감행해 눈길을 모은다.
MBC는 지난 달 29일부터 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개편은 시간대 변경뿐 아니라 각 프로그램의 리뉴얼까지 이뤄져 눈길을 모았다. MBC로서는 실험적인 시간대 변경도 많았고, 프로그램의 색깔이 변경되거나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 되기도 했다.
일단 일일드라마의 축소가 눈에 띈다. 매주 월~금 저녁 시간대에 방송되던 일일드라마 ‘별별며느리’를 매주 월화 오후 8시55분에 방송하는 파격 편성이 단행됐다. 두 편의 드라마를 연속 편성하며 일일극 시간대를 두텁게 유지했던 MBC로서는 큰 변화였다.
이 시간대에는 드라마 대신 예능 프로그램이 채워진다. 4부작 파일럿 프로그램 후 2일 첫 정규 방송을 시작하는 ‘하하랜드’가 수요일, 앞서 설특집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랭크쇼 1,2,3’이 새단장을 마친 후 4일부터 정규 방송을 한다. 매주 월~금 방송했던 ‘리얼스토리 눈’은 목요일 편성으로 변경됐다.
‘일밤’의 일환으로 방송되던 ‘세모방’은 토요일 오후 11시대로 시간대를 옮겼다. 다른 방송사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이루는 ‘세모방’은 아이템 자체가 5060 시청대가 시청하기에는 다소 까다로운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직전 프로그램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었을 만큼 젊은 시청자들이 포진된 토요일 오후 11시대로 옮긴 ‘세모방’은 그만의 개성을 더욱 짙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는 중.
‘세모방’은 시간대 변경과 함께 멤버까지 새로 구성하며 완전히 새로운 ‘세모방’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경규를 필두로 박명수, 주상욱, 이수경, 박산다라, 헨리가 합류한 ‘세모방’은 편성 이동 후 첫 방송에서 B급 감성과 병맛 코드를 곁들인 독특한 방송 색깔로 호평을 받았다.
‘오빠생각’도 토요일 오후 5시대에서 월요일 오후 11시대로 시간대를 옮겼다. ‘오빠생각’은 팬들을 위한 스타들의 ‘영업 영상’을 제작하는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게스트로 출연하는 스타의 팬덤이 주 시청층이 되는 프로그램이고, 스마트폰 속 짧은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 친숙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늦은 오후 시간대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오지의 마법사’가 ‘일밤’ 시간대로 이동하면서 정규 방송을 시작했다. 여행 예능인 ‘오지의 마법사’는 오히려 ‘오빠생각’보다 다양한 시청층이 즐기기 적당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간대 편성이 탁월했다는 평가다.
파격적인 편성 이동이었지만, 저마다의 프로그램은 자신의 장점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물론 치열한 타 예능 경쟁을 해야 하는 프로그램도 생겼지만,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숙명. MBC 또한 피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마음으로 이런 대규모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MBC의 실험은 성공으로 끝나게 될까. 지금의 편성 이동에 대한 성적표가 궁금하다. / yjh0304@osen.co.kr
[사진] MBC 각 프로그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