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희망 던지던 '영건'들의 난조, 이유는?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8.02 13: 39

'영건'들이 나란히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초, KBO리그에는 유독 젊은 투수들이 득세했다. 박세웅(22·롯데)과 임기영(24·KIA)의 성장세는 야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비록 나이가 어린 편은 아니지만 1군 경력이 많지 않던 정용운(27·KIA)과 문승원(28·SK) 역시 반가웠다.
그러나 이들은 약속이나 한듯 7월 즈음부터 흔들리고 있다. 박세웅은 최근 4경기서 26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 중이다. 이전 15경기서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했던 모습과 딴판이다. 비록 6월 초까지 1점대를 유지하던 평균자책점이 2점대로 오르긴 했지만 상승세는 가파르지 않았다. 물론 수비 도움을 못 받았고, 구위 자체가 급격히 떨어지진 않았지만 지칠 만한 상황이 왔다는 관측이 솔솔 나오고 있다.

부진이 시작된 최근 4경기, 박세웅은 피안타율 3할4리, 피OPS(출루율+장타율) 0.944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평균 투구수는 107.5개. 박세웅은 올 시즌 매 경기 5이닝 이상씩 던지고 있다. 초반에 와르르 무너진 적이 없다. 때문에 이닝 소화 전체 9위에 올라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박세웅 본인이 괜찮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전혀 문제없다고 한다"라며 '로테이션 제외'는 없다고 못박았다.
KIA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두 명의 선발도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6월초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던 임기영은 폐렴에 걸리며 한 달을 날렸다. 전반기 말미에 돌아온 임기영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하지만 3경기서 14⅓이닝을 소화하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9.42로 부진하다.
KIA의 '승데렐라'로 떠올랐던 정용운 역시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전반기 깜짝 선발 전환 후 맹활약을 했던 정용운은 후반기 세 경기서 9⅔이닝 소화에 그치며 1패, 평균자책점 15.83을 기록 중이다. 1일 kt전에서는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와르르 무너졌지만 본인의 변화구 제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
SK의 문승원도 팀 하락세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문승원은 올 시즌 첫 14경기에 선발등판해 79⅓이닝을 던지며 3승5패, 평균자책점 4.20으로 순항했다. 하지만 이후 5경기서 23⅓이닝 소화에 그치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64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SK 역시 15승18패, 승률 4할5푼5리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승률 8위로 안정적으로 보이던 5강 진입에 균열이 생긴 것.
젊은 선발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진욱 kt 감독은 경험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은 최고의 공을 던지다가도 갑자기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그때 ‘빅 이닝’을 내주고 나면 그 후에도 계속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해설위원은 익숙함을 들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투수와 타자가 처음 만나 정보가 적은 경우에는 투수가 유리하다. 하지만 분석을 거듭할수록 타자가 유리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의 경우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가져가기 힘들어 한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체력적인 문제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김진욱 감독은 "요즘 젊은 투수들은 근력이 약하다. 비시즌에 얼마나 준비를 시키는지, 또 그 준비한 체력을 얼마나 유지시키는지가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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