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마저 이탈하는 것일까.
한화 마운드에 또 그림자가 드리웠다. 팀 내 최다이닝과 승리를 거두고 있는 우완 배영수(36)마저 병원 검진을 받게 된 것이다.
배영수는 지난 1일 마산 NC전에 선발등판했지만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갔다. 1번 박민우에게 2구 만에 번트 안타를 허용한 뒤 바로 강판됐다. 경기 전 연습 투구 때부터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규정상 한 타자를 상대하고 난 뒤에야 교체될 수 있었다.
배영수는 마산 원정을 뒤로한 채 2일 오후 대전의 한 병원에거 정밀 검진을 받기로 했다. 지난 2015년 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배영수는 그 후유증으로 지난해 1군에서 등판 기록이 없었다. 팔꿈치 통증이 재발한 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배영수는 올 시즌 한화 마운드의 중심이었다. 크고 작은 부상자들이 속출하며 구멍났던 한화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팀 내 최다 90⅓이닝을 던지며 6승을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5.98로 높지만 자리를 지킨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
그러나 배영수마저 병원 검진을 받게 됨에 따라 최소 한 번은 로테이션을 걸러야 할 처지다. 검진 결과고 좋지 않다면 한화 선발진은 또 한 번 위기를 맞이한다. 투타 가릴 것 없이 시즌 내내 부상의 덫에 걸려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한화로선 큰 악재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다. 비야누에바는 두 번의 팔꿈치 염증과 손가락 인대 파열로 무려 63일간 1군 자리를 비웠다. 복사근 손상으로 지난 6월10일 이탈한 오간도는 53일째 아직 1군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외인 원투펀치의 장기 결장으로 힘을 잃은 한화는 토종 투수들마저 힘을 쓰지 못했다. 올 시즌 16경기 3승6패 평균자책점 7.17로 부진했던 이태양도 팔꿈치 충돌증후군으로 수술이 유력하다. 불펜투수들이 구위 저하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선발들의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한화는 배영수의 부상이 경미하길 바라고 있다. 남은 시즌 역전 5강행 가능성은 멀어져갔지만 최소한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선 선발의 힘이 필요하다. 배영수마저 부상 이탈하면 더 깊은 나락에 빠질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