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ERA 1위? 'LG 미래' 김대현 "나야 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8.02 05: 50

 7월 이후로는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의 2년차 투수 김대현(20)이 내로라 하는 선발들을 제치고 평균자책점(7월 이후) 제일 높은 자리에 올랐다.  
김대현은 1일 잠실 롯데전에서 6이닝 1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의 빼어난 피칭으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접전 경기에서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7월 이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3(24⅔이닝 4자책)으로 10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낮은 숫자다. NC 이재학이 1.88(6경기 24이닝 5자책)로 바로 뒤를 따르고 있다. 롯데 레일리가 평균자책점 1.93(5경기 37⅓이닝 8자책)으로 3위.

무엇보다 김대현은 이제 2년차, 그럼에도 에이스 빈 자리가 전혀 티가 나지 않게 메우고 있어 놀랍다.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한 달 반 동안 빠졌던 허프는 7월 2경기에 출장하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허프는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6월에는 5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89(38이닝 8자책)을 기록했다. 중위권 혼전에서 에이스의 부상은 뼈아프다. 김대현이 허프 빈 자리에 다시 들어왔다.
한 두 경기 깜짝 호투가 아니다. 7월 이후 허프 대신 선발로 나선 4경기(3승 무패)에서 모두 잘 던지고 있다. 두 달 만에 다시 선발로 나선 7월 13일 SK전 5⅓이닝 무실점 승리, 19일 kt전 6⅓이닝 2실점(1자책) 승리, 26일 넥센전 7이닝(104구) 3실점 노디시전, 8월 1일 롯데전 6이닝 무실점 승리. 
홈런 타자들이 즐비한 SK, 팀 타율 2위인 넥센 타선도 잘 막아냈다. 롯데전에선 이대호에게 1안타 1볼넷을 허용하고 나머지 타자는 완벽하게 막아냈다. 데뷔 첫 QS를 거두더니 3경기 연속 QS 행진. 김대현이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LG는 모두 승리했다. 김대현의 7월 이후 성적은 에이스 허프의 6월 성적만큼 뛰어날 정도다.
직구 최고 149km의 구속, 두둑한 배짱 그리고 건장한 체격 조건까지 우완 정통파 에이스의 재목을 지녔다. 커브와 포크 새로운 변화구 구종은 실전에서 던지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김대현은 "직구는 언제든지 자신있다. 상대 타자들이 직구만 노리고 들어와 변화구를 더 구사하고 있다. 주무기 슬라이더 외에 포크, 커브를 제구가 안 되더라도 과감하게 던진다. 변화구를 보여줘야 타자들의 타이밍, 수싸움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자신만의 루틴이 확실하다. 김대현은 "선발 이틀 전 몸에 있는 힘을 '제로'로 만든다. 불펜 피칭 외에도 러닝,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아주 지쳐 쓰러질 때까지 힘을 소모한다. 그러고 나서 하루 전부터 다시 힘(에너지)을 채운다"고 말했다. 힘을 계속 쌓아놓는 것보다 한번 방전 시키고 다시 채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같은 준비 과정을 최근 호투의 비결로 꼽았다. 
그럼에도 아직은 스무살 청년. 여전히 선발 전날 밤에는 긴장돼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김대현은 "선발을 앞두고 새벽 2시 넘어서 잤다"고 했다. 선발로 잘 던진 날 밤에는 푹 잘 수 있을까. 1일 승리 후 김대현은 "오늘도 푹 못 잘 것 같다. 설레는 마음으로 잠이 안 올 것 같다"고 웃었다. 
앞으로 기대치는 어떨까. 김대현은 "5이닝을 못 채워도 된다. 승리 못 해도 된다. 올해는 마운드에서 모든 것을 경험해 보고 싶다. 안타도 많이 맞고, 위기에서 대처하는 능력이나 지금은 최대한 뭔가를 느끼고 하나라도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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