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OCN '듀얼'은 선과 악의 복제인간 이성준, 이성훈과 딸을 납치당한 형사 장득천의 추적 스릴러다. 정재영이 부성애 폭발하는 장득천으로 완벽하게 분했고 그의 옆에서 눈물과 웃음, 긴장과 감동의 브로맨스를 완성한 이는 '신예' 양세종이었다.
◆"양세종, 1인2역 처음엔 못하겠다며"
양세종은 지난해 SBS '낭만닥터 김사부', '사임당 빛의 일기'로 눈도장을 찍었지만 '듀얼'에서 복제인간 성훈과 성준, 여기에 이용섭 박사까지 무려 1인 3역을 해내며 매회 시청자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괴물 배우' 양세종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이종재 연출 PD와 이승훈 기획 PD는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결과를 얻게 됐다.
"성훈 성준 역에 8명이 오디션을 봤는데 양세종은 첫 순서였어요. 이후 배우들이 기억 안 날 정도로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양세종이 압도적이었죠. 그런데 오디션을 보러 와 놓곤 스스로 못하겠다 하더라고요. 한 번 더 미팅하자고 했죠. 어쩐지 못하겠다는 걸로 안 들렸거든요. 큰 역할이라 부담스러우니 그런 얘기를 한 건데 막상 캐스팅 되고 첫 대본리딩 때 목숨 걸고 해 보겠다더군요(이종재 PD)."
"우리로서는 신인 양세종의 캐스팅이 도박이었어요. 말도 안 되는 소재에 입봉하는 PD, 신인급 스태프들이 모였으니까요. 기존 작품의 연기로는 판단할 수 없었으니 1인2역을 양세종이 실패하면 '듀얼'도 끝이라고 봤죠.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배우 한 명 더 모험한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양세종이 진짜 잘해줬죠(이승훈 PD)"
◆"양세종은 연기 변태+돌아이"
양세종은 착한 이성준과 악한 이성훈을 넘나들며 안방을 장악했다. '대선배' 정재영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한 것은 물론 그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 내공으로 작품의 균형을 이뤄냈다. '듀얼'이 정재영의 원맨쇼가 되지 않은 건 제 몫을 200% 해낸 양세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정재영과 첫 촬영 때 유치장에 3시간 먼저 들어가 있더라고요. 갇힌 감정에 몰입하려던 거죠. 그 나이에 그런 마음을 갖고 연기하기 힘들텐데 대단한 친구였어요. 맞는 신이 있으면 스스로 벽에 부딪히면서 고통을 느낀 채 연기를 펼쳤고요(이승훈 PD)."
"양세종은 또라이예요. 그래서 성공할 수 있는 거죠. 처음 봤을 때 '쟤는 물건이다' 싶었어요. 정말 착한 친구인데 연기 몰입을 위해서 혼자 벽에 부딪히는 걸 보고 변태구나 싶었어요(웃음). 박사 역할까지 비주얼을 다다르게 소화하며 호평을 받는 걸 보니 진짜 배우가 돼 가는 것 같아 뿌듯해요. 제가 젖 먹여 키운 건 아니지만요. 도박이 통했어요 하하(이종재 PD)."
◆"정재영 덕분에 양세종 포텐 터졌다"
양세종은 이성훈과 이성준이 맞붙는 더블신에서 직접 대사를 녹음해 와 현장에서 틀며 대화하듯 연기를 펼쳤다. 물론 초반에는 익숙하지 않은 1인2역이라 NG도 많이 냈지만 정재영의 지도 하에 점차 이성훈과 이성준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신원호 PD가 '응답하라 1988'로 박보검을 널리 알렸자면 이종재-이승훈 PD는 '듀얼'로 양세종을 '연기 괴물'로 발굴하고 키운 셈이다.
"기획할 때 인간의 선과 악을 다루고 싶었죠. 하지만 한 사람의 선과 악이 아닌 이게 분리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들이 부딪히면 무슨 얘기가 나올까 말이죠. 이걸 양세종이 입체적으로 잘 표현해줬어요. 정말 좋은 배우예요. 그리고 정재영 덕분에 그의 잠재력이 터진거고요(이승훈 PD)."
"맞아요. 양세종이 잘하기도 했지만 옆에 정재영 선배가 있으니까 가능했다고 봐요. 초반에 양세종을 호되게 가르쳤는데 이게 결국 그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된 거죠. 잠재력이 있는 친구라서 안정적으로 자리잡더군요. 결국엔 정재영에게도 인정받았어요. 둘이 많이 친해졌고요. 초반엔 득천과 성준으로 끌고가 마무리에는 성훈으로 터뜨리자 했는데 잘 맞아떨어네요(이종재 PD)." (인터뷰③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