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예능을 대놓고 복제하던 중국이 이번에 드라마에도 손을 대고 있다. 14억 인구와 막대한 자본력을 보유한 대륙의 자존심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최근 다수의 중국 매체는 오는 12월 안후이TV를 통해 첫 방송되는 '아문적청춘기(우리들의 사춘기)'가 중국판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가 될 것이라고 보도해 시선을 모았다. '아문적청춘기'가 지난 2015년 방송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국내의 '응답하라 1988'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
중국에서 제작되는 '아문적청춘기'는 '응답하라 1988'과 마찬가지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며, 주인공 고소민을 비롯한 네 자매의 성장기를 중심 내용으로 다룬다. 중국 남방 작은 도시의 청소년뿐만 아니라 이웃, 가족 간의 이야기를 함께 보여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40부작으로 이뤄진 이 드라마는 지난 6월부터 제작에 돌입해 3개월간 촬영을 진행하며, 지난달 27일에는 고사를 진행하고 주인공들의 첫 모습도 공개한 상황. 주인공들 역시 '응팔'과 마찬가지로 신인배우들로 기용했으며 알려진 캐릭터들의 성격 또한 비슷하다.
하지만 tvN 측은 1일 OSEN에 "중국에 '응팔' 판권을 정식으로 판매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국 '아문적청춘기'는 '응팔'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도용한 드라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내 대다수의 언론에서도 두 작품의 유사성에 대해 비교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적 영향력은 크게 없을 전망. 앞서 중국은 '삼시세끼', '안녕하세요', '프로듀스101', '쇼미더머니', '너의 목소리가 보여', '히든싱어' 등의 국내 인기 예능을 수차례 표절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 방송된 후난위성 '중찬팅'은 '윤식당' 표절 의혹에도 첫 회 시청률이 1.369%(CSM전국망 기준)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큰 성공을 거든 상황. 무엇보다 이를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 이러한 중국 방송사의 표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평이다.
막강한 인력과 자본력을 지녔음에도 대한민국의 예능 및 드라마 포맷을 정식으로 구입하지 않은 채 수시로 도용, 이후에는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 중국 방송사들. 이를 막을 명확한 법적 제재가 없다는 이유로 안하무인격 행동을 일삼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대륙의 자존심에 큰 생채기를 내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윤식당'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