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에 이어)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군함도라 불리는 하시마 탄광에 끌려간 조선인들이 참다못해 탈출을 시도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는 탈출에 성공하진 못해 그곳에서 세상을 떠나거나 여전히 그곳에 살고 있는데, 류 감독이 탈출이라는 콘셉트로 새로운 ‘팩션 드라마’를 만들었다.
이번에도 배우 황정민과 함께 했는데, 류승완 감독이 늘 황정민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를 ‘군함도’를 통해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앞서 두 사람은 ‘부당거래’(2010)부터 ‘베테랑’(2015), 그리고 올해 ‘군함도’(2017)까지 세 작품을 함께 만들었다. 최고의 티켓 파워를 가진 감독과 배우로서 여전히 비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매번 그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다.
이미 수많은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 내공, 티켓 파워까지 검증 받은 두 사람은 함께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끌어가는 것은 물론 작품에 깊이를 더했다.
1일 오전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류승완 감독은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모든 배우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이 있었기에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라며 "6개월동안 강제 징용당한 조선인들의 모습을 재연해야하니까 제육볶음 하나 못 먹더라. 그들의 열정이 대단했다”고 작품을 위한 배우들의 노력을 칭찬했다.
이어 류 감독은 “황정민 선배와 이번이 세 번째 작품인데, 저는 정말 황정민 선배가 없었으면 이 영화를 끝까지 못 했을 것 같다”고 자신과 황정민을 감독과 배우 이상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부터 황정민과 작품에 대한 논의를 꾸준히 해왔다고.
딸 소희(김수안 분)와 함께 하시마 섬에 끌려온 악단장 이강옥 역의 황정민의 뚝심 있는 연기는 ‘군함도’의 단점을 극복하는 최고의 에이스 카드다. 투박하게 건드리지만 펑펑 울게 만드는 묘수를 발휘한다. 좋은 배우 뒤에 탄탄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류 감독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류승완 감독은 그러면서 “황정민 선배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건 당연히 해야지’라고 했었다. 그 선배가 우려했던 것은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좀 더 작품에 심혈을 기울이기 위해)‘군함도’를 먼저 들어간 게 아니라 영화 ‘베테랑’을 먼저 진행했고 그 영화의 현장에서도 ‘군함도’ 얘기를 했었다. 같이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황정민을 배우가 아닌 '동지'라고 표현하기도했다.
그는 “단순히 '이강옥=황정민'이 아니라 제작자 황정민이다(웃음). 황정민 선배뿐만 아니라 이경영 선배 역시 마찬가지였다. 감독과 배우가 아니라 같이 분노하고 기뻐하면서 작품을 만든 것 같다”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류승완과 황정민, 두 사람을 믿고 보는 관객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관객수로 입증할 수 있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26일 99만3008명(영진위 제공·이하 동일)이 관람해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고 6일째인 어제(31일)는 453만 5352명을 돌파했다. 이는 4일째 300만을 돌파한 역대 1위 흥행작 ‘명량’(1761만명)과 같은 속도이다.
한편 ‘베테랑’은 1341만 4200명, ‘부당거래’는 276만 6436명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액션 무비로 거듭난 바 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