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의 흥행이 파죽지세다. 개봉 첫날인 지난달 26일 99만3008명(영진위 제공·이하 동일)이 관람해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데 이어 이틀째 누적 관객 155만 2217명, 3일째 213만 4181명, 4일째 315만322명을, 6일째 453만 5352명을 돌파했다. 이는 4일째 300만을 돌파한 역대 1위 흥행작 ‘명량’(1761만5062명)과 같은 속도다.
‘군함도’가 세운 또 하나의 기록은 개봉 당일 역대 최다 2027개의 스크린 확보, 최다 상영 횟수 1만 176회이다. 스크린 점유율은 37%, 상영 점유율은 55.2%였다. 개봉 당일 사상 최초로 2천 개가 넘는 스크린을 장악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 29일엔 스크린 수는 2019개로 줄었지만 상영 횟수는 1만 808회로 오히려 늘었다. ‘군함도’와 다른 영화들을 교차 상영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얘기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피해 갈 수 없는 이유다.
류승완 감독은 1일 오전 서울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봉 후 불거진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류 감독은 “제가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뜨뜻미지근하다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매 시즌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 시즌에 제가 만든 영화가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 민망한데, 시원하게 말씀드리자면 과도한 시장경쟁체제 속에서도 세상에 만들어진 모든 영화들이 볼 가치가 있고, 관객들도 다양한 영화를 봐야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저는 정책적으로 스크린수 제한을 뒀으면 좋겠다. ‘군함도’가 그 방점을 찍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영화계에 불필요한 논쟁이 언제까지 반복될지 우려스럽다. 저희 영화의 배급팀, 제작진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제 영화가 몇 개의 스크린에 걸리는지 개봉 당일까지 몰랐었다. 이 영화를 만든 책임자로서 이런 논란을 대표해 말씀을 드리는 건데, 건강한 문화 생태계에도 (스크린 독과점은)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저도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안타깝고 당혹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영화를 만든 나조차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제발, 정책적으로 제한선이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군함도’는 전작 ‘베테랑’ ‘베를린’ 등의 작품으로 흥행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과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 등 스타 배우들의 조합으로 올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