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입시 현실?"
'학교 2017'이 충격적인 생기부 전쟁을 보여줬다. 수시도 부모 잘 만난 일명 '금수저'에게만 유리하다는 현실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씁쓸함을 안겼다.
지난 31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7' 5회에서는 일종의 '생명기록부'라고 불리는 생기부 때문에 전교 1등 대휘(장동윤 분)가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경시대회 문제지를 훔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생기부는 수시에 가장 중요한 전형. 이에 많은 학생들이 생기부 때문에 특별 과외를 받고 교내 경시대회 입상에 목숨을 걸었다. 절실한 건 전교 1등인 대휘나 280등 은호(김세정 분)도 마찬가지. 특히 대휘는 집안 형편상 사립대는 갈 수 없어 무조건 서율대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2등인 희찬(김희찬 분)의 모친 덕분에 고액의 입시 상담을 받을 수 있었던 대휘는 성적은 좋지만 특별한 스펙이 없어 서율대는 힘들 것이라는 말에 상심했다. 그래서 더더욱 교내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상하고자 공부에 몰두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태운(김정현 분)을 비롯한 내정된 소수의 학생들은 이미 답을 가지고 있던 상태. 이를 알게 된 대휘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모친은 신용카드를 만들겠다고 대휘에게 다짜고짜 서명을 하라고 했다. 꾸역꾸역 눌러 담았던 울분을 터트린 대휘의 눈물은 돈 없으면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현실의 아픔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학교가, 선생님이 알아서 스펙 몰아주기를 하는 현실. 공부 못하고 돈 없는 학생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불평등함. 이에 반발하면 선생님들은 "사회는 학교보다 더 하다"라고 말한다. 결국 대휘가 문제지를 훔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도,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친구와의 우정은 헌신짝처럼 버리게 되는 것도, 모두가 학교가 만들어놓은 말도 안 되는 제도 때문이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해당 게시판을 통해 이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경험담과 "참 많이 달라졌다"며 충격어린 반응을 전하고 있다. 초반에는 "비현실적이다", "저런 학교가 어딨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입시 제도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는 것. 드디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한 '학교 2017'은 이를 토대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parkjy@osen.co.kr
[사진] '학교 2017'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