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타자 전향 4년차' 최원제, 삼성의 거포 갈증 해소할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8.01 11: 00

삼성 라이온즈는 거포에 목마르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유니폼을 벗게 된다면 장타 가뭄은 더욱 심해질 듯. 외부 수혈보다 자체 육성을 통해 새 얼굴을 발굴해야 하는 게 현 주소다. 타자로 전향한 지 4년째를 맞은 최원제는 팀내 퓨처스 타자 가운데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중이다. 31일 현재 타율 3할4푼7리(196타수 68안타) 13홈런 44타점 36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퓨처스 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최원제는 "아직 (타격감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최원제는 타자 전향 이후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 걸음씩 나아갔다.
메이저리그 타격 동영상 및 스포츠 심리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등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최원제는 "시즌을 앞두고 방망이가 너무 안 맞아 우연찮게 조쉬 도날드슨(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타격 동영상을 보게 됐는데 큰 영감을 얻었다. 요즘 들어 발사 각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면서 "투수와의 수싸움과 타격 준비 동작 등 타격 기술적인 부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타격에 눈을 뜨게 된 최원제. 상대 투수들의 견제도 더욱 심해졌다. "올해 들어 달라졌다는 게 많이 느껴졌다. 나도 투수를 해봐서 알지만 실투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느껴진다"는 게 최원제의 말이다.
1루 수비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낸 건 가장 큰 소득. 최원제는 "수비에 대한 부담이 확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1루 수비를 나가면 내게 공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 이젠 다르다. 수비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면서 타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퓨처스 선수들의 1군 승격 기회가 늘어나면서 퓨처스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게 최원제의 말이다. "동료들이 1군 승격 기회를 얻는 걸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하면 언제든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경기에 나가면 더 열심히 하게 된다. 퓨처스팀에 오래 머무르면 나태해지는데 나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올해 들어 열심히 하면 기회가 생긴다는 걸 잘 알기에 정말 열심히 한다.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최원제는 내달 확대 엔트리 시행에 맞춰 1군 승격 기회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항상 1군에 가고 싶다는 마음 뿐"이라는 최원제는 "확대 엔트리 시행 이전에 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하지만 내가 잘 해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삼진이 많은 편인데 선구안도 키워야 하고 아직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고 자신을 낮췄다.
삼성은 이승엽의 현역 은퇴 이후 새 얼굴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원제는 유력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좋은 기회라면 기회일 수 있겠지만 내가 잘 해야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자리가 생겼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내 실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장난기 가득했던 예전과는 달리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이에 최원제는 "이제 그럴 시기는 지났다. 올해 야구를 정말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힘들 때마다 김태한 수석 코치님께서 '언제 기회가 올 지 모르니 잘 준비해야 한다'고 자주 말씀해주신다. 기술적인 조언이 아닌 내 마음을 움직인게 해주셨다. 열정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할까. 좀 더 잘 하고 싶고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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