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한 점 스폐셜리스트야!".
2017 트레이드 마감일인 7월 31일 KIA와 넥센이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넥센은 작년 소방왕 김세현(30)과 외야수 유재신(30)을 내놓았고 KIA는 좌완투수 손동욱과 이승호를 건넸다. KIA는 우승에 필요한 약점을 보강하는 차원이었고 넥센은 미래의 젊은 좌완투수를 챙긴 행보였다.
KIA는 김세현을 영입해 불펜을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급 소방수라기보다는 필승조에서 1이닝 안팎을 책임지는 활약을 기대하고 영입했다. 불펜에서 임창용과 소방수 김윤동이 다소 많은 등판으로 과부하가 걸려있다. 김세현이 앞에서 1~2이닝을 소화한다면 한결 불펜 운용에 시름을 덜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카드 유재신의 영입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유재신은 타격은 신통치 않지만 주루 전문가로 쓰임새가 높았다. 2016년 넥센 시절 93경기에 출전해 20득점을 올렸다. 1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정말 한 점이 필요할때 대주자로 곧잘 등장했다.
작년까지 넥센을 지휘했던 염경엽 SK와이번스 단장은 유재신을 '스폐셜리스트'로 불렀다. 원포인트로 마운드에 올라 좌타자를 저격하는 좌완투수와 같은 의미이다. 유재신의 발을 앞세워 승부의 흐름을 뒤집고 결국은 시즌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대주자는 도루를 시도하는 정확한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스타트와 슬라이딩까지 모든 것이 매끄러워야한다. 염경염 전 감독은 "중요한 시점에서 유재신의 발을 최대한 활용했다. 적어도 1년에 몇 승을 건졌을 것이다. 그 몇 승이 모여 팀의 순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유재신의 영입은 KIA의 주루와 득점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군의 벽을 뚫어야 한다. 현재 1군의 대주자 요원으로는 김호령, 최원준, 고장혁 등이 있다. 수비, 타격, 멀티포지션 등 각각의 특성을 갖췄고 모두 젊고 빠른 선수들이다. 유재신은 젊은 후배들과의 대결에서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당장 1군이 아니더라도 12년의 풍부한 스페셜리스트의 경험을 감안한다면 언젠가는 유익한 카드로 활용될 것이다. 루상에 상황 판단력과 도루능력이 뛰어나고 번트에도 능하다. 스페셜리스트 유재신의 작지만 커다란 활약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