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보여드려야죠."
두산 베어스의 외야진은 10개 구단 중 매우 두터운 편이다. 타율 3할6푼1리 26홈런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재환을 비롯해, 박건우, 민병헌이 주전으로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사이클링 히트를 치며 눈도장을 받은 정진호도 선수들의 부상으로 생긴 공백을 잘 막고 있고, 발 빠른 조수행이 대수비, 대주자 역할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주전 뿐 아니라 백업 경쟁마저 치열한 상황이다. 이 중 김인태(23)도 현재 탄탄한 두산의 외야진의 백업 선수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1군과 2군을 오가던 김인태는 지난 13일 1군에 콜업된 후 후반기를 1군에서 맞았다. 시즌 타율은 1할6푼7리로 다소 낮지만, 필요할 때 한 방씩을 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KIA전에서 7회 좌익수 대수비로 나와 1-3으로 지고 있고 있던 8회 1사 1,2루에 들어선 타석에서 적시타를 날리면서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좌익수로 나선 수비에서도 연장 12회 이명기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치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도 "백업으로 준비가 잘 된 선수다. 타이밍만 맞으면 타구를 멀리 보낼 능력을 갖췄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인태는 "일단은 자신있게 돌린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공을 보고 있는데, 예전보다는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라며 "서 있을 때부터, 삼진을 먹을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편하게 돌리자고 한 것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수비 역시 '본능'에서 나왔다. 그는 호수비를 펼친 것에 대해 "몸이 그렇게 반응이 되더라. 앞으로 당기라는 사인이 있었는데, 그 사인에 맞게 왔다"라며 "승부를 보겠다고 몸을 날렸는데, 잡혀서 '됐다'라는 생각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최근 손가락 부상으로 전력에 이탈한 민병헌이 돌아오면서 김인태가 나설 기회는 더욱 줄어들기 시작했다. 아쉬움과 2군으로 간다는 초조함이 있을 법했지만,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는 (민)병헌이 형이 오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만약 2군으로 간다고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팀 상황을 먼저 생각했다.
그렇다고 1군에 대한 욕심을 접은 것은 아니다. 김인태는 "확실히 1군에서 하는 것이 더 집중이 잘 된다. 많은 관중들 속에서 경기를 하다보니 긴장도 되지만 재미있다. 정말 행복하게 야구를 하고 있다"고 1군 경기에 나서는 즐거움을 이야기했다.
그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일단 있는 동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라며 "백업, 대타로 나서는 것이 아무래도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언제 나설지 모르는 만큼, 항상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마음의 준비' 과정에 대해 묻자 그는 "타석에 들어가서 어떻게 돌려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상대 투수가 누군지 등을 본다. 또 코치님과 형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그는 "자신감을 가지고 나서겠다. 또 그러면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