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판 커졌다"…'브이아이피', 범죄 영화의 새로운 '신세계' 될까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7.31 14: 00

박훈정 감독은 '브이아이피'로 '신세계'를 뛰어넘는 작품 세계를 선보일 수 있을까. 
영화 '브이아이피'(감독 박훈정)는 31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처음으로 베일을 벗었다. 
'브이아이피'는 '신세계'를 연출하고 '부당거래'의 각본을 쓴 박훈정 감독의 신작이자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 특히 '신세계'는 지난 2012년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과 비수기라는 핸디캡을 딛고 총 481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신세계'는 대중적인 흥행만큼이나 탄탄한 마니아층을 탄생시켰다. 약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속편 제작을 염원하는 목소리가 높을 정도로 한국형 범죄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라, 박훈정 감독이 '신세계'를 뛰어넘어 '브이아이피'로 자신의 작품 라인업의 신세계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리고 있는 것. 
박훈정 감독은 '브이아이피'의 강점을 설명해 달라는 말에 "일단 청소년 관람불가다. 어른들이 보는 영화"라며 "볼거리에 있어서 편집을 많이 안 했다"며 촬영현장의 생생한 날 것의 분위기를 그대로 스크린에 담았다고 밝혔다. 
장동건은 북에서 내려온 VIP 김광일의 존재를 은폐하려는 국정원 요원 박재혁을 연기한다. '우는 남자' 이후 약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는 장동건은 "감독님의 팬이라고 할 수 있다. 시나리오를 보고 네 배우가 릴레이 계주하듯 전개되는 구성이 신선하고 재밌었다"며 "박훈정 감독이 잘 만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한국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국정원 요원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첩보원보다는 기업의 부장님처럼 연기하려고 했다"며 "잘생김을 가리는 게 쉬운 게 아니었다.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김명민과 박희순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VIP를 검거하려는 경찰 채이도, 그리고 VIP에게 복수하려는 북한 보안성 공작원 리대범 역을 맡았다.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이 모두 원하는 북의 VIP 김광일은 이종석이 맡았다. 특히 이종석은 연기 인생 최초로 악역에 도전, 필모그래피를 전복할 최고의 악역 연기를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파격 변신에 기대가 모아진다.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 이종석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여러 레퍼런스를 보며 공부를 했다고. 그러나 박훈정 감독이 내린 디렉션은 '아무 것도 하지 마라'였다. 이종석은 "촬영 전 여러 영화를 많이 보면서 악역들을 많이 공부했는데, 현장에서 연기를 보여드리면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했잖아'라고 하시더라"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어려웠다.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악역 연기에 대해서는 "최대한 힘을 빼고 선배님들이 끌고 다니는 대로 끌려 다니려고 했다. 제가 만약에 선배님들과 부딪히려고 했다면 부러졌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유하게 잘 자란 VIP 캐릭터에는 숨은 어려움도 있었다. 감독의 지시에 일부러 살을 찌우기도 했다는 이종석은 "5kg 정도 찌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감사히 잘 먹고 쪄서 갔더니 '이거 아닌 것 같다'고 하셔서 살을 다시 뺐다. 그거 때문에 굉장히 고생을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훈정 감독은 '신세계'와 '브이아이피'의 차이점에 대해 "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전작들보다 이해 관계를 가진 국가 기관들이 많아졌고, '돈냄새'를 맡고 달려드는 지하세계의 조직폭력배, 이른바 깡패들은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 특징이다. '부당거래'에서는 경찰과 검찰, 건설 마피아들의 정치가 등장하고, '신세계'에서는 깡패들의 정치가 등장한다면 '브이아이피'에서는 철저히 정부기관들과 그 안에 속한 사람들의 역학관계와 정치를 그려나간다. 돈에 관한 논리가 아니기 때문에 범죄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조직폭력배, 깡패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박 감독의 설명이다. 
과연 '브이아이피'는 '신세계'를 넘어 범죄 영화의 새로운 신세계를 열 수 있을까. 박훈정 감독의 새롭게 선보일 결 다른 범죄 영화 '브이아이피'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브이아이피'는 오는 8월 24일 개봉 예정이다. /mari@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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