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저 이닝당 12.14구. 류현진(30·LA 다저스)이 빛나는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시즌 최고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85개.
류현진은 이날 전까지 15경기(14경기 선발)에 등판해 77⅔이닝을 던지며 투구수 1275개를 기록했다. 이닝당 투구수는 16.41개. 흔히 '이닝당 15개 정도로 끊어주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하는 점에 비춰보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내용이었다.
올 시즌 경기 중 이닝당 투구수가 가장 적었던 건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전. 당시 류현진은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수는 51개. 이닝당 12.75개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막아섰다. 경기 내용도 4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했다.
선발등판한 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6월 1일 세인트루이스 원정경기가 가장 뛰었났다. 류현진은 6이닝 동안 77구만을 던지며 1실점 쾌투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내려온 것은 시즌 첫 등판 이후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닝당 투구수는 12.83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건 5월 12일 콜로라도전. 당시 류현진은 4이닝 동안 8피안타 6볼넷 10실점(5자책)으로 고전했다.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내용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이닝당 25.25구를 던지며 고전했다.
류현진은 이날 2년만의 복귀 후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단순히 이닝만 많은 게 아니었다. 7이닝을 85구로 돌려세우는 깔끔투를 선보였다. 이닝당 12.14구. 이닝당 투구수만 기준으로 살피면 시즌 최저였다.
7이닝 중 삼자범퇴는 두 차례뿐이었다. 그럼에도 적은 투구수를 유지할 수 있던 것은 위기 관리 능력 덕분이었다. 류현진은 1회를 9구 만에 삼자범퇴로 마쳤다. 2회에는 이날 경기 가장 많은 18구를 던졌다. 하지만 무실점. 이후에는 단 한 번도 15구를 넘게 던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3회 선두 고키스 에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 매디슨 범가너를 병살 처리하며 투구수를 조절했다. 4회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패닉의 좌전 안타로 위기를 맞았으나 펜스에게 2루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류현진은 후속 포지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4회를 마쳤다. 류현진은 5회를 11구 만에 삼자범퇴 처리했다. 5회까지 투구수는 59개.
류현진은 7회 이날 경기 최대 위기를 맞았다. 패닉과 펜스의 연속 안타와 포지의 뜬공으로 1사 1·3루, 그러나 수비가 류현진을 도왔다. 후속 브랜든 크로포드의 중견수 뜬공 때 3루에 있던 패닉이 홈 쇄도를 시도했다. 그러나 키케 에르난데스의 홈 송구가 빠르고 정확했다. 태그 아웃. 7회 위기가 순식간에 지워졌다. 위기에도 단 15구만을 던진 것이다.
비록 7회 공격에서 대타와 교체되며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날 역투만큼은 눈부셨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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