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모두에게 인생작"..종영 '비밀의 숲'이 남긴 것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7.31 09: 46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극본 이수연/ 연출 안길호)'이 지난 30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방송 전 배우 조승우, 배두나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흡인력 높은 스토리와 영화 같은 연출로 '역대급 명작'이라는 극찬을 받은 상황.
중간 유입이 어려운 스토리 구조 때문에 시청률이 고공행진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한국 수사물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까지 받았을 정도다. 특히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모습은 적폐 청산을 외치는 대한민국 사회에 큰 울림을 안겼다는 의견이다.
◇조승우·배두나·유재명의 인생작

원래부터 연기를 잘 했던 배우들이지만 '비밀의 숲'에서 유독 빛을 발했던 이들이다. 특히 타이틀롤 황시목 역을 맡은 조승우는 감정 없는 검사를 연기하기 위해 미소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세심한 연기로 감탄을 자아냈다. 언제나 무미건조한 표정을 유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는 그의 모습에 '섹시목'이라는 별명까지 생겨났을 정도.
하지만 조승우 혼자서 드라마를 이끈 것은 아니다. 배두나, 유재명 등 그의 연기를 뒷받침해주는 다른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지금의 '비밀의 숲'이 탄생할 수 있었다. 따뜻한 형사 한여진 역을 맡은 배두나는 진짜 형사 같은 현실감 있는 연기로 극의 몰입을 높였으며, 타락한 검사 이창준 역의 유재명은 새로운 연기 변신에 성공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안길호 PDX이수연 작가의 인생작
'비밀의 숲'이 수사를 기본으로 하는 장르물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작가와 PD의 역량이 중요했다. 그리고 이수연 작가와 안길호 PD는 이러한 자신들의 역할을 톡톡해 수행해냈다는 평이다. 1회에서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에 초점을 맞췄던 '비밀의 숲'은 회가 거듭될수록 새로운 사실들을 더해 마지막까지 추리를 해야 하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기존의 '검경비리'와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안방극장을 '비밀의 숲'이란 '늪'에 빠지게 만든 두 사람. 덕분에 극을 관통하는 숨겨진 진실은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한껏 발동시켰고 "한국 수사물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까지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안길호 PD는 이를 영화 같은 회색빛 톤으로 연출해 연기, 대본과 시너지를 이루는 '비밀의 숲'만의 색깔을 탄생시켰다.
◇시청자들의 인생작
흔히들 '비밀의 숲' 애청자들의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 있다. "한국 드라마는 '비밀의 숲' 전과 후로 나뉜다"이다. 그만큼 한국형 수사물의 진화를 바라던 시청자들에게 '비밀의 숲'은 더할 나위 없는 인생작이었다. 로맨스를 제외하고 오로지 수사에만 집중한 결단력과 100% 사전 제작이었기에 가능한 완성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밀의 숲'이 남긴 권선징악의 메시지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적폐 청산의 의미가 담겨 있어 시선을 모은다.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거란 믿음이 있었다"는 조승우의 종영 소감처럼, '감정 없는 검사 ' 황시목을 통해 불의를 보고도 정직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준 '비밀의 숲'이야 말로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인생작이 아니었을까. 이 드라마가 반드시 시즌2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이다. / nahee@osen.co.kr
[사진] '비밀의 숲'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