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광풍'의 마감일, 제2의 박병호 나올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31 05: 46

근래 보기 드물게 활발했던 트레이드. 단순히 양 뿐만 아니라 질도 잡았다는 평가다. 트레이드 광풍이 불어닥칠 수 있는 마지막 날. '제2의 박병호'가 나올까.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전반기의 화두는 트레이드였다. 트레이드는 팀 전력을 살찌울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방법이다. FA(프리에이전트)처럼 거액의 돈이 필요하지 않지만 카드를 맞추기 어렵고, 내보낸 선수가 부메랑이 되진 않을까 염려도 따른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전반기에만 8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지난해 전체를 통틀어도 6건에 그쳤음을 감안하면 빠른 페이스다.

가장 수혜를 입은 팀은 단연 선두 KIA다. KIA는 개막 열흘도 지나지 않은 4월 7일, SK와 '빅딜'을 단행했다. 포수 이성우, 이홍구와 야수 노수광, 윤정우를 내주며 포수 김민식, 야수 최정민, 노관현, 이명기를 받아오는 내용이었다. 이는 KIA 뎁스 빈 공간을 구석구석 메운 '신의 한 수'였다. 이명기는 리드오프 자리를 꿰차며 이적 후 86경기서 타율 3할3푼2리, OPS(출루율+장타율) 0.834를 기록했다. 김민식 역시 91경기에 출장하며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방마님을 데려온며 재미를 본 팀은 KIA만이 아니다. 한화 역시 내야수 신성현을 두산으로 보내며 포수 최재훈을 데려왔다. 최재훈의 영입으로 안방이 안정된 한화는 얼마 지나지 않아 '베테랑' 조인성을 방출했다. 최재훈에 대한 믿음이 두터웠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전체 8건 중 4건을 성사시킨 kt도 쏠쏠한 재미를 봤다. 특히 7월 7일 성사된 트레이드가 성공작으로 꼽힌다. kt는 투수 정대현과 서의태를 넥센에 보내며 '중심타자' 윤석민을 받아왔다. 윤석민은 이적 후 16경기서 타율 3할5푼5리, 2홈런, 16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또한, 시즌 초 투수 장시환과 김건국을 내주고 데려온 오태곤도 얇은 내야 뎁스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올 시즌, 트레이드 못지 않게 역대급인 부분이 있다. 바로 중위권 싸움이다. 7월까지 성적표를 놓고 봤을 때, 3위 두산과 7위 롯데의 승차는 5.5경기. 일주일 단위로 살펴보면 순위표는 요동치고 있다. 때문에 약점을 보완할 수단이 있다면 과감히 질러볼 법하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이들에게 남아있다. KBO리그의 트레이드 마감일은 7월31일(오늘)이다. 이후부터는 '순위 싸움에 얽힌 팀에게 선수 몰아주기' 등 편법을 막기 위해 트레이드가 금지된다. 전력 보강의 마지막 기회가 24시간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트레이드 시장의 문이 닫히기 직전인 7월 31일에 '빅딜'이 성사된 사례도 종종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2011년 넥센과 LG의 거래다. 2011년 7월31일 오후 9시, 트레이드 장 종료가 3시간여 앞둔 시간이었다. 넥센은 투수 송신영과 김성현을 LG에 보내며 내야수 박병호와 투수 심수창을 받아왔다. 당시 가을야구에 도전했던 LG는 송신영으로 뒷문 강화를 노렸다.
하지만 재미를 본 건 넥센이었다. 박병호는 넥센 이적 후에만 51경기에 나서 12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으로 '유망주'의 알을 비로소 깼다. 이후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529경기서 타율 3할1푼4리, 173홈런, 492타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홈런과 타점 모두 1위. KBO리그를 평정한 뒤 미국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다.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일에는 SK와 KIA가 판을 벌렸다. KIA는 투수 임준혁을 보내며 고효준을 받아왔다. 이들 모두 지난해는 물론 올 시즌도 팀 전력의 알토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가면 1998년 마감일에 LG 박종호와 현대 최창호의 일대일 트레이드 등 무려 4건의 거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구단의 사령탑들은 전반기 종료 때까지도 "트레이드 제의가 들어오고 우리 팀 필요에 맞는다면 언제든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도 없다.
과연 제2의 박병호가 등장할까. 그렇다면, 그 제2의 박병호를 품는 팀은 어느 쪽일까. 채 24시간도 남지 않았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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