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외국선수 복이 없었던 넥센이 후반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넥센은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 12차전에서 9-4로 대승을 거뒀다. 2연승을 달린 넥센(51승46패1무)은 5위를 기록했다. 8위 삼성(39승56패4무)은 2연패에 빠졌다.
넥센은 전반기 외국선수의 덕을 거의 보지 못했다. 에이스 밴헤켄은 어깨부상으로 2군에서 두 달 가까이 재활을 했다. 1선발감으로 데려온 션 오설리반은 110만 달러의 몸값을 전혀 하지 못한 채 3경기 만에 퇴출됐다. 설상가상 타자 대니돈은 1할4푼의 처참한 타율을 기록하며 타선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후반기 본격적인 가을야구 경쟁을 하려면 외국선수들의 활약은 필수적이다. 다행히 넥센은 외국선수를 재정비해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30일 삼성전에서 모처럼 외국선수들이 투타에서 활약해줬다. 넥센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다. 선발 브리검은 7이닝 7피안타 2피홈런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7승을 챙겼다. 두 번째 경기를 치른 마이클 초이스는 5삼진을 극복하고 첫 멀티안타를 때렸다.
브리검이 5월 18일 한화전에서 한국무대 데뷔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시즌 7승은 고무적인 기록이다. 브리검이 선발로 확고한 활약을 해주면서 넥센은 밴헤켄-브리검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를 갖게 됐다. 토종 최원태의 활약까지 더해져 넥센의 가을야구 경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브리검은 갈수록 피칭내용이 좋아지고 있다. 그는 직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투심 등 다양한 구종을 정확하게 구사하고 있다. 직구구속도 어느덧 148km/h까지 올라왔다. 뚝 떨어지는 그의 변화구에 방망이를 갖다 댄 타자들이 범타를 쏟아내고 있다. 브리검은 적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효율적인 투구를 하고 있다. 이날도 97구로 7이닝을 버텼다.
7승을 챙긴 브리검은 “제구가 낮게 되다보니 땅볼 유도가 잘 되고 있다. 홈런을 허용한 투구도 실투였다. 앞으로 한국타자들을 더 연구하면 나아질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데뷔전에서 헛스윙 삼진만 세 개를 더한 초이스는 두 번째 경기서 멀티안타를 때렸다. 첫 세 타석에서 삼진 두 개와 땅볼로 물러난 그였다. 이후 초이스는 변화구를 정확하게 받아쳐 한국무대에 다소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초이스가 제대로 적응한다면 넥센 타선의 화력이 더 좋아질 전망.
초이스는 “오늘도 초반에 삼진을 당해 마음이 조급했다. 경기감각이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늘은 어느 정도 적응을 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초이스는 득점 후 덕아웃에서 밝은 표정을 짓는 등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
에이스 밴헤켄도 든든하다. 한국나이로 불혹을 바라보는 그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밴헤켄은 최근 3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다. 26일 LG전에서는 8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넥센은 밴헤켄-브리검의 원투펀치에 초이스의 방망이마저 살아나고 있다. 후반기 넥센은 남부럽지 않은 외국선수 진용을 구축하게 됐다. 과연 넥센이 외국선수의 덕을 보며 가을야구에 성공할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