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광주민주화운동 소재, 부담감 있었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7.31 08: 58

8월, 여름 극장가에 또 하나의 아픈 현대사를 그린 영화가 온다. 1980년 5월 광주의 모습을 담은 영화 ‘택시운전사’는 관객들을 그 시절 그 장소로 데려가 함께 체험하게 한다.
그간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여러 영화들이 있었지만 ‘택시운전사’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전한다. 그 시절 광주의 모습을 내부인이 아닌 외부인의 시선으로 그려내며 관객들도 영화 속 인물들과 함께 보고 들으면서 점점 변화되는 감정을 느끼도록 했다.
전작 ‘고지전’에서도 한국전쟁이라는 아픈 역사를 담아낸 바 있는 장훈 감독은 6년만의 신작인 이번 작품에서 다시 한 번 비극적인 현대사를 그리게 됐다.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소재를 표현해내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터. 장훈 감독 역시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장훈 감독은 최근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택시운전사’ 제안을 받고 1주일 동안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볼 때 저도 관객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쭉 따라가면서 봤다.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인 광주 민주화 운동을 시대배경으로 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연출자로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글을 읽을 때 만섭이라는 캐릭터에 많이 동일시되고 감정이입 되면서 제 자신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다. 또한 힌츠페터 기자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과 그 분의 인간적인 부분들이 많이 와 닿았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 고민하다가 하겠다고 했다.”
‘택시운전사’는 당시 광주의 모습을 최대한 담담하고 담백하게 그려낸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해석이나 의도적인 감정적인 부여 그런 것들에 될 수 있으면 거리를 두려고 했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사실이 몇 년 동안 왜곡이 돼있었고 그 이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사실을 알게 됐다. 벌써 37년이 됐다”고 전했다.
“지금은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비극적인 현대사로서 여러 가지 해석과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당시 만섭이 현장에 갔을 때는 그런 해석들 없이 눈앞에 바로 벌어지는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만섭이 보는 것처럼 관객들도 그런 느낌으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당시의 광주를 그리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다른 광주소재 영화들과 가장 다른 점은 이야기적으로 볼 때 두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라며 “그 때 당시 있었던 광주의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들도 두 외부인의 시선과 만섭의 심리적인 변화를 따라서 그곳의 상황을 직시하게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부인의 시선이라는 것이 이 영화의 제목은 ‘독일기자’가 아니고 ‘택시 운전사’다. 영화는 힌츠페터 기자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기자님과 동행했던 택시기사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그가 언론 통제 때문에 당시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몰랐던 다른 지역의 국민들, 보편적인 사람들을 대변하다고 생각한다. 그 인물이 마찬가지로 그 때 거기 있지 않았던 지금 관객들 시선도 대변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mk324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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