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내부고발자가 됐고 성역 없이 송곳 같은 수사로 부정부패 세력을 처벌했다. 하지만 여전히 정치는 구린내를 풍겼고 재벌들은 떵떵거리고 살았다. 슬프지만 대한민국 현실을 오롯이 품은 tvN '비밀의 숲'이 30일 종영한 가운데 여전한 부패세력 때문에 시청자들은 시즌2를 부르짖고 있다.
30일 방송된 '비밀의 숲' 마지막 회에서 이창준(유재명 분)은 황시목(조승우 분)에게 자신이 윤과장(이규형 분)을 시켜서 박무성(엄효섭 분)을 죽인 공범이라고 털어놨다. 박무성에게 접대 받아 한조물류에 줄을 대준 일을 후회한다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결국 그는 투신을 택했고 장인인 이윤범(이경영 분)과 관련된 비리 증거자료를 모두 황시목에게 넘겼다.
이를 토대로 황시목은 이윤범을 구속시켰고 관련된 고위공직자들을 고발했다. 살인사건의 범인을 검거한 것은 물론 사회에 뿌리내린 부정부패 세력들을 낱낱이 꼬집으며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약속한 2달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성적을 낸 그다.
이후 그는 TV에 다시 출연했다. 그리고는 "죽은 이창준은 함께 부정부패했던 사람들이 배반할까 봐 녹취파일을 따로 만든 게 아니었다. 끝까지 재벌에 충실했던 앞잡이로 남아야 본인들이 모아둔 증거들이 힘을 갖게 되니 일부러 오명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떤 경찰이 그러더라. 눈 감아주고 침묵하니까 부정을 저지르는 거라고. 누구 하나 부릅뜨고 짖으면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검찰은 실패했다. 우리 검찰 더 이상 부정한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에게 헌신하겠다. 책임지겠다. 더욱 공정할 것이며 더욱 정직할 것이다. 이창준 같은 괴물이 안 나오도록 우리 검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정치는 또다시 부패했고 재벌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비리 검사는 또 생길 가능성이 농후했다. 이윤범은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고 딸 이연재(윤세아 분)는 한조그룹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서동재는 이창준의 죽음에 반성한 듯 보였지만 검사직에 복귀해 또다시 비열해졌다.
대단한 성과를 올렸지만 황시목은 남해로 발령받았다. 그러나 총리 월권행위에 대한 특검 담당자로 지목돼 서울로 복귀를 예고했다. 남해에 오기 전 자신의 웃는 얼굴을 그려준 한여진(배두나 분)을 떠올리며 활짝 미소 짓기도. '사이다 검사' 황시목의 컴백을 예고하며 '비밀의 숲'은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2일 첫 방송돼 2달간 안방을 장악한 '비밀의 숲'이다. 긴장감 넘치는 연출, 흡입력 엄청난 스토리 전개, 배우들의 미친 명연기까지 3박자가 완벽한 드라마로 손꼽히며 매회 시청자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덕분에 시즌2를 바라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대단하다. 심지어 황시목이 서부지검으로 복귀를 예고한데다 그가 처단해야 할 부정부패 악의 세력은 여전히 떵떵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현실을 대변한 드라마라 극 속에서라도 황시목이 정의를 수호하길 원하는 시청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악은 부패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슬픈 이유 때문이라도 '비밀의 숲'이 시즌2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이제 입을 열어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공개해야 한다. 이게 시작이길 바란다"던 이창준의 말처럼. /comet568@osen.co.kr
[사진] '비밀의 숲'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