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엇박자' 롯데, 승부처에서 직면한 위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7.30 07: 07

얄궂다. 롯데가 후반기 생각한 최대의 승부처에서, 투타 엇박자에 직면하는 상황이 됐다.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을 가늠할 운명의 9연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첫 시작이 좋지 않다. 지난 28일부터 열린 문학 SK 3연전에서 첫 2경기를 모두 패하며 루징시리즈를 확정했다. 28일 경기에서는 7-7로 맞선 9회말, 마무리 손승락이 SK 한동민에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았고 전날(29일) 경기에서는 시종일관 타선이 침묵한 끝에 1-4로 완패를 당했다. 27일 사직 한화전 3-6 패배 이후 3연패에 빠졌다.
구단 내부적으로 정한 최고의 승부처에서 정작 선수들은 그동안 5할 승률과 가을야구를 향해 달려온 것이 민망할 만큼 경기력은 무기력했다. 특히 7월과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투수진 성적이 조금씩 와해되고 있다. 타선은 여전히 시원하게 터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투수진의 힘으로 버텨온 롯데로서는 엇박자의 시기에 직면한 것이다.

28일 경기에서는 타선이 모처럼 1회 4득점을 냈지만 선발 김원중이 제구 난조를 보이며 곧장 추격을 허용했다. 이후 타선은 3점을 추가했지만 득점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켜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잔루는 8개였다. 14안타를 치고도 롯데는 9회말 SK의 한 방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29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 롯데는 1회초 무사 1,3루 기회에서 선취점을 냈지만 병살타로 기회가 이어지지 안았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SK 타선을 이겨내지 못하고 4실점했다. 그리고 롯데는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하며 1-4의 점수로 패했다.
7월의 롯데를 ‘진격의 거인’으로 만든 힘은 단연 투수진이다.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 7월 유일한 3점대 평균자책점이다. 선발진 3.38, 구원진 3.62로 선발과 구원의 밸런스가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졌다. 7월 한 달 간 팀 타율 2할6푼5리, 경기 당 평균 4.14득점의 성적으로도 롯데는 충분히 승리를 할 수 있는 팀의 밸런스였다. 다만, 접전 경기가 계속해서 이어졌을 뿐이다.
결국 1~2점의 접전 상황에 투수진이 계속 등판하다보니 피로도가 누적될 수밖에 없었다. 벤치가 투구 수와 휴식일을 적절하게 관리를 했다고는 하지만, 불가피하게 연투를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고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가 동시에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투수진의 페이스가 떨어질 시기가 됐다는 것.
그 사이 타선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해매는 중이다. 7월 26개의 병살타와 164개의 잔루는 여전히 리그에서 독보적이다. 4번 이대호의 부진(타율 0.259 4홈런 17타점 OPS 0.774)은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 후반기 쉬지 않고 포수 마스크를 썼던 강민호도 타율 2할2푼4리 1홈런 5타점으로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고관절 통증까지 겹친 상황이다.
타선의 원투펀치가 힘을 쓰지 못하니 하위 타선과 테이블세터진에서 기회를 마련해도 이를 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부지기수였다. 그동안 투수진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뒀기에 타선의 부진은 감내할 수 있었지만, 투수진이 지쳐가는 상황에서도 타선이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자 부진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SK와 LG, 넥센으로 이어지는 5강 경쟁 팀들과의 9연전 첫 단추를 잘못 꿰어가고 있다. 문제는 롯데의 투타 엇박자는 한 번 헤매기 시작할 경우, 이 것이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점.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자칫, 운명의 9연전을 허무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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