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배-김주한, SK 불펜 지탱하는 두 기둥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30 06: 03

SK의 올 시즌 개막 마무리는 우완 파이어볼러 서진용이었다. 다소 갑작스러운 결정이었지만 큰 이의는 없었다. 그러나 서진용이 마무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자 지난해 마무리인 좌완 박희수가 바턴을 이어 받았다. 하지만 박희수도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에는 급격히 흔들렸다.
마무리는 팀 불펜의 중심이다. 마무리가 바로 서야 나머지 불펜진의 구성도 착착 이뤄진다. 그런데 SK는 팀의 마무리 1·2옵션이 번갈아가며 부진했다. 실제 붕괴 위기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폭삭 무너지지 않은 것은 그나마 힘을 내며 하중을 지탱한 기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완 박정배(35)와 사이드암 김주한(24)이 그 중심에 있다.
두 선수가 없는 SK 불펜은 상상하기 어렵다. 현재 트레이 힐만 감독이 고육지책으로 활용하고 있는 집단 마무리 체제의 핵심들이기도 하다. 때로는 박정배가, 때로는 김주한이 먼저 나서며 상황을 끊어가고 있다. 잦은 등판에 다소간 부침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근 보여주고 있는 안정감은 리그 정상급 성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SK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다.

박정배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셋업맨 중 하나다. 40경기에서 50이닝을 던지며 2승3패3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 중이다. 중간계투로 이 정도 성적을 낸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피안타율은 1할9푼9리에 불과하다. 140㎞대 중반의 힘 있는 빠른 공, 여기에 전매특허인 포크볼을 앞세워 분전하고 있다. 현재 SK 불펜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다.
시즌 초반 선발과 중간을 오갔던 김주한도 불펜에 고정된 뒤 점차 힘을 찾아가고 있다. 피출루 자체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실점을 최소화한다. 시즌 45경기에서 벌써 6승을 수확했다. 김주한이 버티고 타선이 승리의 기운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이다. 여기에 4세이브와 8홀드를 보태며 선전 중이다. 불펜으로 고정된 5월 평균자책점은 3.71, 6월은 2.40이었다.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는 두 선수다. 박정배는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이 2.84로 여전히 좋다. 김주한은 2.53이다. 여기에 두 선수는 언제든지 1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박정배는 최근 10번의 등판에서 1이닝 넘는 등판이 5번이나 됐다. 김주한도 5번이었다. 두 선수는 비교적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투구수를 아껴 1이닝 이상 동원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팀 불펜에는 큰 힘이다.
두 선수가 버틸 때 빨리 정비를 해야 하는 SK 불펜이다. 한편으로는 박정배와 김주한의 체력 관리도 필요하다. 시즌 막판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박희수 서진용이 원래 구위를 찾아야 하고, 정영일 문광은 신재웅 등 공이 빠른 다른 선수들도 정상궤도에 오를 필요가 있다. 두 기둥 옆에 다른 기둥들도 제대로 설 수 있을지 관심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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