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타격' 김주찬, 김기태의 이유있던 기다림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7.30 06: 03

"못해도 2할8푼은 치는 선수다."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 감독이 김주찬의 활약에 미소를 지었다.
시즌 초반 김주찬은 KIA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개막 후 5월까지 김주찬이 기록한 성적은 39경기 타율 1할7푼 2홈런. 여기에 병살타는 6개나 됐다. 지난해 타율 3할4푼6리 23홈런 101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보낸 김주찬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슬럼프가 길어져갔지만, 김기태 감독은 조급한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기다림을 택했다. 김기태 감독은 김주찬의 부진이 길어질 때마다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이겨낼 것"이라며 믿음을 보여줬다.

김주찬 역시 스스로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연습에 매진했다. 그러나 과도한 연습은 오히려 독이 됐고, 결국 지난 5월 20일 손목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19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주찬은 지난 6월 8일 1군에 복귀했다. 그러나 복귀 후 김주찬은 완벽하게 달라져 있었다. 복귀후 76경기에서 김주찬이 기록한 성적은 타율 4할1푼4리 6홈런 34타점.
지난 29일 두산전에서도 김주찬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4연승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김주찬은 1회 2루타를 친 뒤 1-1로 맞선 3회초에는 두산 선발 마이클 보우덴의 직구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기록했다. 김주찬의 시즌 8호 홈런. 팀은 2-1로 승리했고, 김주찬은 이날 경기의 승리를 이끈 주역이 됐다.
오랜 마음고생을 마치고 1군에 올라와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김주찬의 모습에 김기태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기태 감독은 "기본적으로 2할8푼 이상은 칠 수 있는 선수다.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는 선수인 만큼, 기다려주면 제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며 그동안의 믿음을 준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그동안의 김주찬의 부진 원인을 '부담감'으로 봤다. "아무래도 지난해 성적이 좋았던 만큼, 그 부분을 의식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올해 끝나고 FA가 되는데다가 올해 주장을 맡아서 부담이 컸던 것 같다"고 분석하며 "괜히 주장을 시켰나 싶기도 했다"라고 웃어보였다.
맹타를 휘두르면서 김주찬도 마음의 짐을 조금씩 덜기 시작했다. 김주찬은 "시즌 초반에 안 맞아서 마음이 더 급해지고, 서두르다 보니까 타격이 좋지 않았다"라며 "최근에는 공을 많이 보려고 했다. 공을 많이 보다보니 정확성도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타구에 힘도 실리고 장타가 늘어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초반에 부진한 가운데 계속해서 기회를 받아 팀에 폐를 끼치는 마음도 있었는데, 이제 어느정도 올라와서 다행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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