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의 트레이드 시장이 뒤로 갈수록 잠잠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몇몇 팀들에 급한 불펜 투수들의 몸값이 ‘금값’이라는 평가다. 결국 7월 말까지 이렇다 할 트레이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KBO 리그의 트레이드 마감시한은 7월 31일이다. 특정팀 몰아주기 등 몇몇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8월부터는 KBO가 승인하지 않는다. 때문에 역대 사례를 찾아보면 7월에 트레이드가 자주 성사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굵직굵직한 트레이드도 7월에 많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승부를 거는 팀들이 트레이드 승부수를 자주 활용했다.
올해는 벌써 7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되는 등 트레이드 시장이 활발하다는 평가다. 한 관계자는 “비야구인 출신 단장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예전보다는 트레이드에 좀 더 열린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정작 7월 말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는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감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수요와 공급 곡선에 답이 있다. 야구계에서는 “몇몇 팀들이 불펜 투수 영입을 타진하고 있다”는 풍문이 파다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몇몇 상위권 팀들이 불펜 문제가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준급의 불펜 투수들은 별로 없다. 수요는 있는데 좋은 매물이 없다보니 당연히 가격은 올라간다. 기본적으로 상당수 팀들이 불펜에는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도 공급난을 부채질한다.
수도권 구단의 한 단장은 “불펜 투수들에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매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니 카드를 맞추기 위해서는 인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럴수록 판이 엎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귀띔했다. 대다수의 팀들이 공감하는 이런 분위기 속에 불펜 보강을 타진했던 팀들이 아예 발을 빼고 있다. 실제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팀들도 있었으나 지금은 답보 상태로 알려졌다. 이 분위기라면 적어도 리그의 관심을 모을 만한 특급 불펜의 이동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최근 KBO 리그의 인식도 불펜 트레이드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수도권 구단의 다른 단장은 “불펜 투수들은 어쨌든 수명이 짧다. 요구 조건이 과하다면 미래를 내다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A급 불펜 투수들이 아니라면 팀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좋은 잠재력을 갖춘 선수를 찾기도 쉽지는 않다”고 어려움을 드러냈다.
선발이 강해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1~2명을 뒤로 돌려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팀도 있다. 굳이 과한 대가를 내놓으면서 불펜 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다. 또한 “불펜은 키워 써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완성형 선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새 얼굴의 등장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다만 A급 불펜 투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아직 이틀이 남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