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썸머 페스티벌에 기대감이 너무 컸던 걸까. 멤버들의 고군분투는 박수를 받았지만 구성과 편집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한자리에서 각종 국내 여름 페스티벌을 즐기는 썸머 페스티벌 특집이 그려졌다.
이날 홍진경과 김신영이 초대됐고, ‘무한도전’ 멤버들과 홍진경, 김신영은 물총축제부터 수박축제, 머드 축제, 치맥축제, 디네앙블랑, 뮤직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들을 총망라해 여의도 구MBC 건물에서 진행하게 됐다.
이들은 홍진경과 김신영 팀으로 나뉘어 물총 싸움을 하고, 토너먼트 형식으로 머드 위의 베개 싸움을 펼쳤다. 디네앙블랑을 흉내 내며 짧은 지식으로 국제 정세를 이야기하다 색가루 폭탄을 맞기도 했다. 이들은 뮤직 페스티벌에서 커버댄스 무대를 펼쳤다.
하루 종일 물에 빠지고, 머드에 빠지고, 뛰어다녀야 했던 ‘무한도전’ 멤버들과 홍진경, 김신영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웃음을 뽑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유재석은 홍진경과 김신영에게 “게스트 초대하고 이렇게 물에 빠지게 하기는 처음”이라며 미안해했고, 박명수는 “집에도 오늘 갈아입은 만큼의 팬티가 없다”며 수없이 옷을 갈아입어야 했던 고된 촬영을 회상했다.
썸머 페스티벌에는 소소한 웃음들이 있었다. 물총 싸움을 하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미역줄기를 머리에 얹고 뛰어다니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홍진경, 김신영이 물폭탄을 맞고 우스꽝스러운 얼굴로 변하는 과정도 볼거리였다. 김신영의 깜짝 놀랄 만한 댄스 실력과 모모랜드 주이의 깜짝 등장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탓일까. 아쉬움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일단 어수선한 구성과 편집이 시청자들에 아쉬움을 자아냈다. 물총 싸움은 여왕 모자를 적시면 된다는 규칙 말고는 별다른 규칙이 정해져있지 않아 멤버들이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모습만 반복됐다.
서로에게 물총을 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물총 축제의 의도를 살리려 한 것은 이해가 갔으나, 팀으로 나누어 경쟁을 치르는 팀전인 만큼 어떤 규칙이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로 숨어서 탐색전을 펼쳤던 초반이나 막판에 홍진경을 쫓는 양세형, 하하의 모습은 박진감이 넘쳤지만, 그 이외의 물총 싸움은 늘어지는 감이 있었다.
머드 축제도 비슷했다. 이미 체력이 다한 멤버들이 몸개그로만 웃음을 뽑아내기엔 한계가 있는 아이템이었다. 수박 서리를 하는 코너도 체력만 소비했을 뿐 통편집돼 아쉬움을 남겼다. 큰 체력 소비를 고려하지 않고, 멤버들의 몸개그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게임들이 연달아 준비된 구성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방콕특집처럼 소소한 특집이 꿀잼을 터뜨렸던 것을 떠올리며 ‘방콕특집의 재림’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던 시청자들은 빅재미 실종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군대특집으로 한껏 끌어올린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도 많았다. 과연 ‘무한도전’이 심기일전해 다음 주 준비된 스테판 커리 특집에서 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눈길이 모인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