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 과시’ 임창용, 한미일 1000경기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30 05: 58

화려한 선수생활로 KBO 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임창용(41·KIA)이 이제는 꾸준함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KBO 리그 통산 700경기 출전에 금자탑을 쌓은 것에 이어 한미일 통산 1000경기 출전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임창용은 6일 인천 SK전에서 3-3으로 앞선 7회 등판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승째를 챙겼다. 시즌 5승, 팀의 승리도 중요했지만 이날 임창용의 이름 앞에 가장 화려하게 붙은 딱지는 ‘KBO 통산 700경기’라는 수식어였다. 타자가 아닌 투수 700경기 출전은 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그 사례가 결코 많지 않다. 이런 임창용은 25일 광주 SK전에 앞서 기념식을 갖고 환하게 웃었다.
임창용에 앞서 700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총 8명이었다. 이 중 만 40세 이후에 700경기 출장을 달성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8번째 700경기 출장자였던 송신영으로 당시 그는 만 39세 3개월 25일이었다. 아무리 선수생명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만 40세까지 공을 던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후 29일까지 7경기에 더 나선 임창용은 29일까지 통산 출장에서 역대 8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1995년 해태에서 프로에 데뷔, 707경기에 뛰며 통산 123승80패254세이브 평균자책점 3.35의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7위 송신영(709경기)의 기록은 조만간 추월할 것으로 보이고 올 시즌이 끝나면 6위 오상민(736경기)의 기록까지는 위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창용이 통산 출장 경기에서 역대 8위에 머물러(?) 있는 것은 해외 진출 때문이다. 임창용은 2008년 일본프로야구 도전을 선언한 뒤 2012년까지 일본에서 뛰었다. 2013년에는 과감히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까지 활약 중이다. 일본에서는 통산 238경기, 미국에서는 마이너리그를 제외한 MLB에서 6경기에 나갔다. 현재까지 한미일 통산 951경기에 출전 중이다. 1000경기까지는 49경기가 남았다.
잔여경기 계산상 올해 나머지 경기를 채우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임창용이 올해를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는 징조는 없다. 스스로도 아직은 그런 생각을 밝힌 적이 없다. 여기에 소속팀 KIA도 아직은 불펜 사정상 임창용이 필요하다. 불펜이 약한 KIA에서 임창용의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임창용도 최근 구위를 찾고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승부처에서 KIA 불펜의 버팀목이다. 29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1점차 리드를 지키고 세이브를 따내기도 했다.
야수로도 1000경기 출전은 힘들다. 실제 KBO 리그 역사에서 지난해까지 1000경기 고지를 밟은 야수도 역대 129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투수로 한미일 통산 1000경기를 뛰었다는 점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 될 전망이다. 한미일 통산이라는 점에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역대 901경기에 뛰고 은퇴한 류택현의 기록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현역 선수 중 1000경기 출전이 가능한 선수도 아직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702경기에 뛴 정우람(한화), 691경기에 뛴 권혁(한화) 정도가 다음 후보자다. 물론 이들도 앞으로 매년 50경기씩 6년을 더 뛰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임창용이 전무후무할지 모르는 기록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