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감독이 영화 '군함도'를 통해 바라는 것은 결국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변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다. 류 감독은 29일 오후 방송된 YT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군함도'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제작 의도에서부터 역사 왜곡, 스크린 독점 등 여러 논란까지.
당시의 참상을 담은 한 장의 사진에서부터 영화가 시작됐다고 밝힌 류 감독은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그 역사와 관련있는 한국사람으로서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애국심과 애국주의는 이런 그에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류 감독이 당시 취재하면서 느낀 '군함도'에서의 조선인들의 열망은 조선 독립 보다는 인간 본연의 것이었다. 밥을 조금 더 먹는 거나 잠을 좀 더 자는 것. 그리고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
류 감독은 "애국심과 애국주의는 이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이 영화 안에 묻어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조, 과장하고 싶지는 않았다고. 이것이 그가 극의 이분법을 탈피한 이유다. "아주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선악의 이분법적 태도는 피하고 싶었고 자극적인 것도 피하고 싶었다"란 것이 그의 변이다.
일제 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다루면서 철저하게 고증을 거쳤다는 류 감독은 "우리가 아픈 곳이 있으면 알려야 하고 알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가 아픈 곳을, 병이 난 곳을 알아야 치유가 가능한거고 과거 문제도 그렇게 청산해야 하는 거다. 그런데 자꾸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정면으로 과거와 마주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결국 그가 하고 싶은 말은 일본을 향한 것이었다. 역사를 왜곡했다고 노골적으로 강하게 비판하는 일본을 향해 그는 일침을 가했다.
"제가 영화 촬영을 위해 베를린에 머문 적이 있다. 베를린에 갔을 때 현지 스태프들에게 받은 주의 사항이 공공 장소에서 나치나 히틀러를 언급하면 벌금을 문다고하더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로케이션을 할 때는 유태인 학살을 한 것에 대한 본인들의 반성 의미로 홀로코스트 메모리 광장을 만들어놓고 있고 유태인 피해자들이 살고 있는 곳을 가보면 곳곳에 희생자들의 이름이 있더라. 하지만 히틀러를 다룬 영화를 독일정부가 허구라고 입장 표명한 것은 본 적이 없다. 똑같이 전범국가 일본은 그 피해 역사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데 사실을 사실이라고 인정도 하지 않고,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고 장관까지 나선다."
류 감독은 이 시점이 이런 논란에도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길지 않게 대답했다. "일본이 잘못했으면, 사과했으면 좋겠다." 결국 이것이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바라는 점이다.
하지만 역사 왜곡 등의 논란이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도 존재한다. 평점 테러도 마찬가지. 이에 대한 류 감독의 답변도 인상 깊었다.
"저는 그런 것에 많이 단련이 됐다. 적지 않은 시간동안 영화를 만드면서 '군함도'를 만들게 해 주신 건 결국 관객들이다. 배부르지 않을 만큼 당근을 주시고 쓰러지지 않을 만큼 채찍을 주시는 것이 관객분들이다. 한 분 한 분의 반응이 소중하고 자양분이 된다. 앞으로의 반응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세상의 모든 테러는 반대한다." /nyc@osen.co.kr
[사진]YTN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