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송 중인 엠넷 '쇼미더머니6'에서는 역대급의 쟁쟁한 래퍼들이 대거 출연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 가운데서 여성 래퍼들은 그 희소성으로 인해 눈에 띌 수 밖에 없는데, 여성판 '쇼미더머니'인 '언프리티 랩스타'의 가능성과 한계 역시 일면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언프리티 랩스타'는 올해 방송되지 않는다. 엠넷 측은 이미 '언프리티 랩스타4'가 올해 라인업에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 현재 내년 시즌은 논의 중이다.
'언프리티랩스타'는 여성 래퍼들의 서바이벌을 다룬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5년 1월 시즌1을 시작해 2년에 걸쳐 시즌3까지 많은 화제를 모았던 바다. 그렇기에 '올해는 왜?'라는 의문을 갖는 시청자들에게 이번 '쇼미더머니6'는 어느 정도 그 이유를 보여준다.
실력파 여성래퍼의 부재가 고민일 때, 트루디는 시즌2에 혜성같이 나타나 우승을 차지했다. 톤과 자신감에 있어서 가장 돋보였으며 우승까지 쟁취했다. 워낙 독보적이였던 탓에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던 바다. 하지만 이번 '쇼미더머니6'에서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다소 실망적이었다. 여전히 뛰어난 톤과 랩 스킬을 갖고 있었지만 위축돼보였고 당당히 제 기량을 뽐내지 못한 분위기다.
이는 '고등래퍼' 우승자 영비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영비는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쇼미더머니' 멤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 시작에서부터 강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중이다.
역시 시즌2에서 강력한 우승후보까지는 아니었어도 중간 이상의 실력으로 승부를 던졌던 캐스퍼는 남성 래퍼들에게 만만하다는 평을 들었다. 사이퍼를 앞두고 쟁쟁한 경쟁자들에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여자들 사이에서 당차게 디스전을 펼치던 캐스퍼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루키 페노메코를 이긴 에이솔이 있다. 그는 사이퍼에서도 안정적인 실력을 보이며 행진 중이다. 가사실수를 해 넉살에게 진 아토도 개성있는 래핑과 제스처로 극찬을 얻었던 바다.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날고 뛰어도 '쇼미더머니'에 가면 배경이 된다는 말을 뒤짚어 엎을 만한 참가자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해 우승을 거둔다고 할지라도 어쩌면 트루디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지도 모른다. 트루디는 '쇼미더머니6'의 출연 이유에 대해 '잊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언급했다. 그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빛나는 우승 이후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쇼미더머니6'를 통해 결국 다시 각오를 다지는 것으로 그쳤다.
트루디처럼,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언프리티 그 이후'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성공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제시, 치타, 그리고 음원강자 헤이즈를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에도 성공 행보를 걷고 있는 래퍼들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내년을 기약하는 '언프리티 랩스타'가 차후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 지 모르지만 유의미한 성과가 필요할 것이다./nyc@osen.co.kr
[사진] 엠넷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