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①] '알쓸신잡' 잡학박사들이 남긴 것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7.07.29 06: 49

"김영하의 뇌가 내 머리로 들어온 게 가장 기쁘다."
'알쓸신잡' 황교익은 말했다. 두 달 간의 짧았던 여행, 10개의 국내 도시를 여행하면서 가장 기뻤던 것이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감성과 감수성을 받아들였다는 것. 시청자들도 그랬다. 잘 몰랐던 이야기, 제목처럼 알아두면 쓸데없는 것들이 아닌,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나영석 PD가 시청자들에게 선물해준 또 다른 기쁨이다.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이 지난 28일 두 달여의 방송을 마치고 종영했다. 시즌2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만큼, 종영은 아쉬웠지만 마지막 토크까지 꽉 채운 즐거운 이야기들이었다.

'알쓸신잡'은 그동안 나영석 PD의 이야기들과 다른 재미를 줬다. 일단 유시민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이라는 출연자들이 다른 시리즈와 달랐다. 이서진과 강호동, 이수근 등의 스타들이 아닌 각 분야에서 똑똑하기로 소문난 출연자들을 모았다. 각자 다른 분야,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유희열과 함께 전국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 놨다. 이 신선함이 시청자들이 '알쓸신잡'을 즐긴 포인트였다.
'알쓸신잡'의 지식 여행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음식부터 사회적인 이슈, 냉동인간이나 꽃, 음악 등 제한 없는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고 대화는 유쾌했다. 이야기의 시작점과 끝이 다르기도 했지만, 그것이 이들의 매력이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이야기는 의외의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황교익의 말처럼 네 명의 잡학박사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출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10개 도시를 여행하며 함께 먹고, 자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에게도 큰 의미를 남긴 프로그램이다. 그들이 '알쓸신잡'과 함께 여행하며 얻은 것이 시청자들에게 '알쓸신잡'이 남긴 것이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이야기를 오래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의 감성과 감수성이 들어온다. 가장 기뻤던 게 김영하의 뇌가 내 머리로 들어온 거."(황교익)
"안나 카레니나 법칙 이야기를 했는데, 왜 '알쓸신잡'을 하면서 행복했나를 잘 설명해준 것 같다. 행복한 가정이 가지고 있는 여러 요소를 접했다."(정재승)
"'뭔가를 소중히 여기면 살아간다는 게 중요한 거구나' 생각했다. 다들 뭘 되게 소중히 여기는 게 있더라. 나는 뭘 소중히 여기며 살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무엇인가를 소중히 마음에 담고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가는 게 예쁜 거 아닐까."(유시민)
"정말 빛나는 것들은 대화를 통해서 나온다. 이야기하는 중에 더 빛나는 것들이 많이 나왔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들이 있었으면."(김영하)
"이렇게 또 모여서 이야기해주세요. 저 또 듣게요."(유희열) /seon@osen.co.kr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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